신세대 태블릿 PC의 시대 활짝~

입력 2010-09-30 10:44:59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일반적으로 ‘PC’라고 한다면 누구나 키보드와 마우스를 가지고 작업을 하는 개인용 컴퓨터를 연상하기 마련이었다. 하지만 2010년, 애플사의 ‘아이패드(iPad)’ 등이 출시된 즈음부터 급속하게 주목받기 시작한 ‘태블릿(Tablet) PC’의 영향으로 인해 이러한 고정관념에 변화가 생길 조짐이 보이고 있다. 기존에는 ‘데스크탑’과 ‘노트북’으로 PC를 구분했다면 앞으로는 그 사이에 ‘태블릿 PC’를 끼워 넣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태블릿이란, 본래 펜이나 손가락으로 직접 평판을 터치하며 조작하기 때문에 키보드나 마우스에 비해 훨씬 직관적인 데이터 입력이 가능한 PC용 입력장치의 일종을 말한다. 다만, 가격이 다소 비싼데다가 이미 시중의 PC가 키보드와 마우스 조작에 최적화된 상태였기 때문에 태블릿은 일부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화면 전체에 태블릿과 같은 터치 기능을 부여한 ‘태블릿 PC’는 화면을 직접 만지며 조작할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쉽게 적응이 가능하며, 휴대용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가지고 다니기에도 부담이 적다. 기존의 PC 사용자뿐 아니라, 마우스나 키보드의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이른바 ‘컴맹’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PC가 바로 태블릿 PC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애플 아이패드의 출시 이전의 태블릿 PC들은 ‘태블릿(입력장치)’만큼이나 시장이 좁았고, 사용자 역시 일부의 전문가들로 한정되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전의 태블릿 PC와 아이패드 출시 이후에 나온 신세대 태블릿 PC는 뭐가 다른 것일까?


노트북에 기반을 둔 기존 태블릿 PC

‘태블릿 PC’라는 개념이 구체적으로 등장한 것은 2002년,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사에서 ‘윈도우 XP 태블릿 PC 에디션’을 출시한 이후부터다. 이 운영체계는 기본적으로는 기존의 윈도우 XP와 같은 것이지만, 태블릿 펜 입력과 터치스크린 조작을 위한 각종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그리고 2003년, 태블릿 PC에 최적화된 문서 및 메모 작성소프트웨어인 ‘원노트(OneNote)’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시리즈에 더해지면서 태블릿 PC의 활용성이 한층 높아졌다. 이후, 윈도우 XP의 후속 운영체계인 ‘윈도우 비스타’와 ‘윈도우 7’에도 태블릿 PC 지원 기능이 포함되었으며, 원노트 역시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의 버전업과 함께 기능이 점차 향상되었다


윈도우 운영체계 기반의 태블릿 PC는 HP, 델, 레노버 등, 다양한 제조사에서 출시되었는데, 그 형태는 키보드를 갖춘 기존의 노트북에 터치스크린 기능을 더한 모습이었다. 그리고 이 터치스크린은 회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평소에는 일반적인 노트북처럼 사용하다가, 태블릿 기능이 필요하면 LCD 부분을 회전시켜 키보드 부분을 덮어서 사용하기도 한다.


이러한 제품들은 터치스크린을 제외하면 기본적인 하드웨어나 운영체계가 일반 노트북과 거의 같다. 때문에 기존의 PC용 응용프로그램을 그대로 태블릿 PC에서도 사용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윈도우 운영체계 자체가 터치스크린이나 태블릿에 최적화된 조작법을 갖춘 것도 아니고, 윈도우용 응용프로그램들 역시 ‘원노트’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키보드와 마우스로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태블릿 PC의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더욱이, 이러한 태블릿 PC들은 기존 노트북의 단점들까지 고스란히 가지고 있었다. 이를테면 짧은 배터리 구동 시간이라던가, 무거운 중량, 비싼 가격, 그리고 윈도우 운영체계 특유의 느린 부팅 및 프로그램 실행 속도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일반적으로 퍼지지 못하고 일부 전문가나 얼리아답터(early adopter: 새로운 제품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군)들 사이에서만 제한적으로 보급되었다.


모바일 운영체계에 기반을 둔 신세대 태블릿 PC

2010년 이후에 등장한 신세대 태블릿 PC는 터치스크린을 통해 조작하는 휴대용 PC라는 점에서는 기존의 태블릿 PC와 같지만, 세부적인 하드웨어 구성이나 운영체계 등의 측면에서는 상당한 차이를 가지고 있다. 일단, 이전의 태블릿 PC와 달리 키보드를 갖추고 있지 않은 제품이 대부분이다. 운영체계의 경우, ‘윈도우 7’과 같은 일반 PC용을 사용하는 제품도 있지만, 애플의 ‘iOS’, 구글의 ‘안드로이드(Android)’ 등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운영체계(Mobile Operating System)를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모바일 운영체계는 일반 PC가 아닌 스마트폰(PC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휴대전화)에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서, 비교적 낮은 사양의 하드웨어에서도 빠르게 구동되며 프로그램 자체의 용량이 크지 않으므로 대용량의 하드디스크도 필요하지 않다. 또한, 일반 노트북이나 기존의 태블릿 PC에서 사용하던 운영체계에 비해 소모하는 전력도 적다.

이러한 이유로, 아이패드와 같은 신세대 태블릿 PC는 이전의 윈도우 기반 태블릿 PC에 비해 두께 및 무게가 상당히 줄어들었으며, 동작 속도 및 배터리 유지시간도 개선되어 휴대용 기기로서의 효용성이 확연히 향상되었다.

다만, 물리적인 키보드 없이 화면에 나타나는 가상 키보드를 통해 문자를 입력하기 때문에 본격적인 문서작업용으로 쓰기에는 다소 불편함이 있다. 또한, 모바일 운영체계에서는 일반 PC용 응용 프로그램을 구동할 수 없으므로, 노트북이나 데스크탑 PC에서 하던 작업을 그대로 신세대 태블릿 PC에서 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신세대 태블릿 PC에 탑재된 모바일 운영체계용 응용프로그램은 문서 작업과 같은 업무용보다는 대부분 영화감상이나 게임과 같은 엔터테인먼트용의 비중이 높으며, 이는 일반 소비자들의 취향과도 일치한다. 또한 기존에 나온 방대한 양의 스마트폰용 응용프로그램을 신세대 태블릿 PC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소프트웨어 부족 문제도 상당 부분 해결된 상태다.

그리고 신세대 태블릿 PC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기존의 태블릿 PC와는 확연히 다른 조작감 때문이다. 이전의 태블릿 PC에 사용하던 터치스크린은 대부분 감압(저항막) 방식으로 불리는 것인데, 이는 스크린에 가해지는 압력의 정도를 인식하여 신호를 전달하기 때문에 적정 강도 이하의 압력의 경우에는 제대로 인식이 되지 않을 때가 종종 있다. 하지만, 신세대 태블릿 PC에 쓰이는 정전식 터치스크린은 아주 미세한 접촉으로도 민감하게 감지가 가능하며, 동시에 여러 화면 부위를 터치해도 동시에 이를 감지할 수 있는 ‘멀티 터치’가 가능하다.

다만, 정전식 터치스크린은 손가락과 같이 전기가 통하는 물질이 아니면 인식이 되지 않기 때문에 감압식 터치스크린과 같이 펜에 의한 조작이나 필기는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그럼에도 좀 더 자연스러우면서도 다채로운 느낌의 조작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이러한 신세대 태블릿 PC는 2010년 4월, 미국에서 애플의 ‘아이패드(iPad)’가 출시되면서 본격적으로 시장에 퍼지기 시작했으며,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Galaxy Tab)’, RIM(Research In Motion)의 ‘블랙베리 플레이북(BlackBerry Playbook)’ 등이 뒤이어 출시되면서 꾸준히 주목받고 있다.


태블릿 PC의 미래는?

다시 한번 정의하자면, 태블릿 PC는 터치스크린을 통해 직관적인 작업을 할 수 있는 휴대용 PC를 뜻한다. 이는 신세대 태블릿 PC는 물론, 기존의 태블릿 PC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 두 제품군은 비슷한 특성이 있으되, 태생적인 차이 때문에 전혀 다르게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존의 태블릿 PC가 ‘노트북에 터치스크린 기능을 더한’ 형태라면, 신세대 태블릿 PC는 ‘스마트폰을 좀 더 보기 편하게 키운’ 형태의 제품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리고 최근 태블릿 PC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의 상당 부분은 스마트폰의 인기에 편승한 점도 있다. 이는 달리 이야기하면 스마트폰 열기가 사그라진다면, 태블릿 PC에 대한 관심도 함께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신세대 태블릿 PC가 진정 데스크탑, 노트북에 이은 제3의 PC로 자리 잡고자 한다면, 지금과 같이 ‘크기가 커진 스마트폰’에 머물러서는 곤란하므로, 앞으로는 태블릿 PC만이 보여줄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적극적으로 개척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