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그룹의 전자상거래(e커머스) 서비스 ‘티몬’과 ‘위메프’의 판매자 정산금 지연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입점업체 정산뿐 아니라 소비자 환불까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소비자 피해 우려를 낳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티몬에선 신용카드 결제를 이용할 수 없다. PG사(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들이 정산 피해에 대응하기 위해 결제를 막은 것으로 보인다. PG사는 카드사와 계약을 맺고 결제와 정산을 대행해 준다. 문제는 카드로 결제한 소비자도 티몬에 카드 결제 취소로 돈을 돌려받을 수 없게 됐다는 점이다. 티몬은 계좌이체 방식으로 환불을 일부 진행하고 있지만, 뿔난 소비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앞서 여행사 등 입점 판매자에 대한 대금을 제때 정산하지 못했다. 일부 여행사들은 밀린 대금을 달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상품 판매도 속속 중단하고 있다.
은행권도 선정산대출 취급을 중단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티몬과 위메프의 정산금 지급 지연으로 해당 마켓에 대한 선정산대출의 실행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사태가 커지면서 금융당국도 소비자 피해는 없는지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판매자 이탈과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정산 대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빠르게 지급하는 새로운 정산 시스템을 8월 중 도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사태를 진정시키진 못했다. 업계에선 ‘제2의 머지포인트 사태’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편, 큐텐은 G마켓 창업자 구영배 사장이 세운 싱가포르 기반의 글로벌 e커머스 플랫폼이다. 구 사장은 2022년부터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 위메프를 연이어 인수하며 국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웠고, 올해 초에는 미국의 쇼핑 플랫폼 ‘위시’를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하지만 위시 인수로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이번 사태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