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휘자 진솔(아르티제 제공)

지휘자 진솔(아르티제 제공)



경계를 넘어서는 지휘자 진솔이 10월 26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말러리안 시리즈 8’을 선보인다. 이번 무대는 말러 교향곡 전곡 프로젝트의 여덟 번째 공연으로, ‘동화(Das Märchen)’라는 부제를 달고 관객을 초대한다.

프로그램은 두 축으로 구성된다. 1부는 슈베르트 현악사중주 제14번 ‘죽음과 소녀’의 말러 편곡 버전이 무대에 오른다. 원래는 죽음과 소녀의 친밀한 대화를 담은 실내악이지만, 말러는 이를 현악 오케스트라로 확장해 집단적 운명의 무게를 담아냈다. 공연은 인간 삶에 내재한 그림자의 무게를 드러내며 장대한 서사를 예고한다.

이어지는 2부는 말러 교향곡 제4번 G장조다. 목가적이고 투명한 정서로 가득한 작품으로, 마지막 4악장 ‘천상의 삶(Das himmlische Leben)’에서 소프라노 독창이 중심을 이룬다. 이번 무대에서는 김효영이 노래해 동심 어린 천국의 풍경을 섬세하고 따뜻한 음성으로 들려준다.

진솔은 2017년 민간 최초의 말러 교향곡 전곡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불가능하다는 평가 속에서도 도전을 이어왔으며, 이제 완주까지 단 두 차례 공연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시리즈에는 아르티제와 라파시오나타가 수석진으로 합류한다. 아르티제는 진솔이 2012년 창단한 단체로, 전통과 혁신을 넘나드는 해석으로 호평을 받아왔다. 이탈리아 챔버 오케스트라 라파시오나타는 라 스칼라 필하모닉과 RAI 국립 심포니 등 정상급 단원들로 구성된 젊은 연주단체로, 국제적 교류의 의미를 더한다.


지휘자 진솔은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독일 만하임국립음대를 졸업했으며, 국내외 유수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역량을 다져왔다. 아르티제와 말러리안을 이끌며 전례 없는 도전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게임·영상 IP와의 협업을 통해 클래식의 외연을 넓히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그는 “말러 교향곡 4번은 가장 친근하고 맑은 작품이지만, 그 안에는 삶과 죽음, 그리고 천국을 향한 깊은 사유가 담겨 있다”며 “이번 무대는 한국과 유럽이 교차하는 예술적 대화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협연자인 소프라노 김효영은 서울대와 줄리어드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2021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콩쿠르에서 우승을 거머쥐며 세계적 무대에 입성했다. 이후 링컨센터, 프랑크푸르트 오페라 등 주요 공연장에 섰고, 최근에는 KBS교향악단 등 국내 무대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하며, 공연 시간은 약 120분이다. 티켓은 예술의전당, NOL티켓, Yes24에서 예매할 수 있다. 관객들은 ‘마에스트라’ 진솔이 지휘하는 이 여정 속에서 삶과 죽음을 아우르는 음악적 성찰, 그리고 동화처럼 맑은 천국의 노래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