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보다 ‘반응’을 원하는 세대의 AI 활용법 소개
학업과 일, 상담까지 Z세대의 하루 속에 챗GPT가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있다. 정보를 찾는 도구를 넘어 맥락을 이해하고 감정에 공감하는 ‘대화형 파트너’로 인식되는 흐름이다.

최근 외국계 IT 기업에 취업한 사회초년생 이윤아 씨(24)는 매일 아침 회의 전에 챗GPT를 켠다. 상사에게 보낼 이메일 문장이 자연스러운지 확인하고,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도 미리 준비한다. 회의 중 생소한 업계 용어가 나오면 곧바로 “이건 어떤 의미야?”라고 묻고, 실제 사용 예시까지 확인한다.

이 씨에게 챗GPT는 단순한 검색 툴이 아니다.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고 대화하듯 피드백을 주는 ‘디지털 동반자’에 가깝다.

와이즈앱·리테일 분석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챗GPT 앱 월간 사용자 수는 2031만 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20세 미만(13.6%), 20대(24.2%), 30대(22%) 등 청년층이 약 60%를 차지한다.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세대가 Z세대임을 보여주는 수치다.

Z세대(1997~2012년생)는 태어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디지털 네이티브’다. 최근에는 생성형 AI의 확산과 함께 자연스럽게 AI에도 익숙해졌다. 이들은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해 답을 찾기보다 맥락을 이해하는 상호작용을 선호한다.

이 씨는 “포털에 검색하면 블로그 글이나 광고성 콘텐츠가 많아 핵심을 찾기 어렵다”며 “챗GPT는 대화를 했던 맥락을 기억해 지금 내가 어떤 업무를 하는지 파악하고 질문 의도에 맞게 답변을 만들어줘서 편리하다”고 말했다.

오픈AI의 챗GPT의 메모리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동의한 경우 일부 선호도나 맥락 정보를 기억해 사용자의 상황과 선호를 반영한 맞춤형 응답을 제공한다. 단발성 질문이 아니라 누적된 대화를 기반으로 한 ‘초개인화된 상호작용’이 가능한 구조다.

사용자가 대화 중에 언급한 특정 정보, 선호도, 스타일을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 대화에서도 이를 반영하는 ‘장기 기억’ 기술인데 사용자가 설정에서 챗GPT가 무엇을 기억하는지 확인하고, 특정 기억을 개별적으로 삭제하거나 메모리 기능 자체를 끌 수도 있다.

Z세대를 설명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메타센싱’이다. 자신의 감정과 상태를 한 단계 위에서 관찰하고 분석하는 경향이다.

“나는 연애할 때 불안형이구나”, “요즘 숏폼을 많이 봐서 도파민이 높아진 것 같아.” 이처럼 자신의 심리 상태를 데이터처럼 분석하는 문화 속에서 챗GPT는 심리 테스트, 감정 정리, 고민 정리 도구로 활용된다.

평소 챗GPT를 통해 심리 상담을 즐긴다는 대학생 윤희수 씨(26)는 “공식 심리검사는 아니지만 가볍게 감정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어 재미있다”며 “GPT와 대화하면서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는 연습이 된다”고 말했다.

Z세대가 AI 챗봇과 감정적으로 연결되는 것을 ‘정서적 지원’의 한 형태이며, 과도한 의존이 아닌 적절한 사용은 초기 스트레스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심리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전 세대가 디지털 도구를 ‘기능’ 중심으로 사용했다면, Z세대는 AI를 ‘반응’ 중심으로 경험한다.

정보를 찾는 도구를 넘어 사고를 정리하고 결정을 돕고 감정을 정돈해주는 파트너인 챗GPT는 이제 검색창이 아니라 대화창에 더 가까운 존재가 되고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 Z세대는 AI를 가장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첫 세대다. 이들에게 AI는 신기술이 아니라 ‘반응하는 인터페이스’다. 때문에 AI 시장에서 이들의 사용 경험과 신뢰를 확보하는 일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Z세대가 ‘습관처럼’ 사용하는 플랫폼이 결국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