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뜩인 ‘캡틴’ 손흥민 & ‘황태자 클래스’ 황인범, 우루과이전도 기대해 [사커토픽]

입력 2023-03-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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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가운데)이 2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친선경기 도중 상대 수비진을 뚫고 빠른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포지션에 구애받지 않는 ‘프리롤’로 나선 그는 멀티골을 터트리며 최근 소속팀에서 겪고 있는 부진으로 인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울산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축구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59·독일)의 데뷔전은 아쉬운 무승부로 끝났다. 대표팀은 24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친선경기에서 2-2로 비겼다. 전반을 2-0으로 리드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후반 킥오프 5분 만에 내리 2실점해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안타까운 결과지만 경기력에는 희망적 부분이 많아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우루과이전을 기대케 했다. “1-0보다 4-3으로 이기는 것이 좋다”던 클린스만 감독의 의지대로 한국은 적어도 전반전만큼은 상대를 압도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 중에서도 주장 손흥민(31·토트넘)이 가장 번뜩였다. 전반 10분 상대 실책을 틈타 왼발 중거리 슛으로 선제골을 뽑고, 전반 추가시간 프리킥 골까지 추가했다. 2017년 11월과 2019년 3월에 이어 콜롬비아를 상대로 3경기 연속 득점했다. 역대 한국선수들 중 비아시아권 특정국가에 3경기 연속 골맛을 본 것은 손흥민이 최초다.

동시에 역대 A매치 최다 프리킥 골(5회)도 작성했다. 손흥민은 2015년 6월 미얀마와 월드컵 아시아 예선과 지난해 6월 칠레~파라과이 및 9월 코스타리카와 평가전에서 프리킥으로 4골을 뽑아 하석주(아주대 감독)와 어깨를 나란히 한 바 있다.

최근 손흥민의 흐름은 좋지 않았다. 역습에 비중을 둔 토트넘에서 과한 수비부담으로 역할이 제한돼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23골)의 위용을 보이지 못했다.

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한국전력-현대캐피탈의 PO 2차전에는 올 시즌 남자부 최다 관중인 3504명이 입장해 경기 내내 열기를 내뿜었다. 수원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그러나 이번 콜롬비아전에선 ‘프리롤(Free-role)’을 맡아 위력을 떨쳤다. 평소의 왼쪽 윙 포워드가 아니라, 2선 중앙으로 나선 그는 위치를 가리지 않고 움직였다. 뛰어난 판단력과 창의적 플레이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고,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깊이 전진했을 때는 공수 불균형의 위험도 있으나, 화력 극대화라는 측면에선 이상적이었다. 클린스만 감독도 “측면, 중앙에서 포지션 체인지로 공격진에 여러 역할을 부여할 수 있다. 앞으로도 프리롤을 줄 수 있다”고 만족해했다.

파울루 벤투 전 대표팀 감독(포르투갈)이 발굴한 ‘황태자’ 황인범(27·올림피아코스)도 대단했다. 넓은 시야와 노련한 운영, 강한 압박과 정교한 패스 등 부족함이 없었다. 양발을 모두 활용한 발놀림은 탄성을 자아냈고, 탈 압박 역시 출중했다.

여기에 ‘파이터 기질’까지 발휘했다.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았고, 동료가 쓰러졌을 때는 가장 전면에서 상대와 충돌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상대가 거칠면 똑같이 대응하라. 피하지 말고 강하게 나가라”는 클린스만 감독의 메시지를 가장 충실히 이행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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