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3일 중국 항저우 기원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바둑 남자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4-1로 꺾고 우승했다. 금메달을 들고 기뻐하는 선수들. 항저우(중국) | 뉴시스
1패 뒤 4승 ‘압도적인 승리’
에이스 신진서 9단, 역전 발판 마련
신민준 9단, 中 최강 커제 9단 제압
女단체전, 중국에 1-2로 져 은메달
‘금1·은1·동1’ 대표팀 일정 마무리
바둑 팬들이 그토록 기다렸던 ‘바둑 금’이 결국 터졌다.에이스 신진서 9단, 역전 발판 마련
신민준 9단, 中 최강 커제 9단 제압
女단체전, 중국에 1-2로 져 은메달
‘금1·은1·동1’ 대표팀 일정 마무리
3일 중국 항저우 중국기원 분원 국제교류센터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안게임 바둑 종목 남자단체전 결승에서 한국 남자대표팀은 중국을 4-1로 압도하며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5 대 5 한중대결로 펼쳐진 결승전. 중국은 리친청 9단이 변상일 9단을 상대로 295수 만에 흑 7집반승을 거두며 기선을 제압했다. 만리장성 붕괴의 선봉장은 한국의 에이스 신진서 9단. 신진서는 양딩신 9단을 상대로 240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고 1-1 균형을 맞췄다. 한번 물꼬가 트이자 승전보가 잇달아 날아왔다. 흑을 쥔 신민준 9단은 중국바둑 최강자 커제 9단과 324수까지 가는 접전 끝에 반집차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박정환 9단은 미위팅 9단에게 261수 만에 흑 불계승. 김명훈 9단이 자오천위 9단에게 297수 만에 백 4집반승을 거두며 4승을 완성했다.
바둑은 2010년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이후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제외됐다가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 13년 만에 부활했다. 13년 전 한국은 남녀단체전, 혼성페어 3개 전 부문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싹쓸이 하며 중국을 압도했다. 이번 항저우 대회에서는 혼성페어가 빠지고 남자 개인전이 신설됐다.
이로써 한국은 바둑 종목에서 금(남자단체), 은(여자단체), 동(남자개인) 1개씩 총 3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두 번째 아시안게임 일정을 마치게 됐다. 2010 광저우 대회 당시 남자단체, 혼성페어 부분에서 2관왕에 올랐던 박정환은 대표팀 중 유일하게 2연속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가 됐다.
아쉬운 것은 남자 개인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졌던 신진서가 대만의 1인자 쉬하오훙 9단에게 예상치 못한 패배를 당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던 것. 쉬하오훙은 결국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차지했다.
중국은 금메달 1개(여자단체)와 은메달 2개(남자단체·남자개인)를 가져갔고, 일본은 동메달 2개(남자단체·여자단체)를 획득했다.
한편 남자 단체전에 앞서 오전에 열린 여자 단체전 결승에서는 한국 여자대표팀이 중국에 1-2로 패해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3 대 3 맞대결로 펼쳐진 결승에서 한국 여자랭킹 1위 최정 9단이 리허 5단에게 203수 만에 백 불계패하며 가장 먼저 중국에 선제점을 내줬다. 초반 판을 주도하던 김은지 7단마저 우이밍 5단에게 역전패를 당하며 일찌감치 한국의 패배가 결정됐다. 오유진 9단이 마지막까지 분투를 벌이며 위즈잉 7단에게 319수 만에 흑 1집반승을 거뒀지만 팀 패배로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여자랭킹 1∼4위인 최정, 김은지, 오유진, 김채영 등 최정예로 대표팀을 꾸려 13년 만에 금메달 2연패를 노렸으나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