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차명석 단장이 5일 사직 롯데전을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직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차 단장은 LG가 마지막으로 통합우승을 차지한 1994년 멤버다. 당시 선수단 인원 중 현재까지 LG와 함께 하고 있는 이는 차 단장과 올해 친정으로 돌아온 김재현 전력강화 코디네이터가 ‘유이’하다. 29년 전의 기억을 떠올린 차 단장은 “당시에는 워낙 멤버가 막강했다. 3연패가 최다 연패였을 것이다. 그 정도로 쉽게 패하지 않고 압도적인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시리즈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하나 빠지는 자리가 없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자신의 역할에 대해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중간투수로 다양한 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차 단장은 “당시 이광환 감독님이 중간투수들이 고생한다고 자주 밥을 사주셨다. 그 때 우리보고 ‘무명용사’라고 했다. 조연과 단역 사이 정도 됐을 것이다. 그래도 우승 멤버의 일원이라는 자부심은 있었다”고 회상했다.
차 단장은 올 시즌 중반 ‘자리를 걸고’ 깜짝 트레이드 1건을 성사시켰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우완 선발투수 최원태를 영입했다. 최원태가 합류한 뒤 LG는 선발진의 안정을 발판삼아 위기를 넘기고, 2위권과 격차를 벌리며 독주체제를 구축했다. 차 단장은 “단장 부임 이후 내가 직접 주도해 트레이드를 성사시킨 거의 유일한 사례가 최원태 영입이다. ‘우승하겠다’고 보고한 뒤 구단 수뇌부의 재가를 받았다. 사실상 목을 내놓은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는 팀이 더 좋아졌고 안정됐다”고 밝혔다.
차 단장은 “페넌트레이스 우승을 하고 나니 ‘이게 뭐라고 이렇게 오래 못 했나’ 싶었다. 이제 마지막 목표가 남았다. 한국시리즈 우승이 절박하다. 팬들이 너무 오래 기다렸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까지 남은 기간 선수단을 잘 뒷바라지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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