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풋한 사랑과 우정? 학교물, 갈수록 세진다

입력 2023-10-20 06: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U+모바일tv ‘하이쿠키’. 사진제공 | U+모바일tv

마약 범죄 등 다룬 ‘하이쿠키’ 청불
‘하이라키’는 학생들간의 계급 담아
‘스캄 코리아’ 동성애 등 파격로맨스
고등학교를 배경으로 청소년 캐릭터를 내세운 학교물이 한껏 독해졌다. U+모바일tv ‘하이쿠키’, 넷플릭스 ‘하이라키’ 등이 스릴러나 복수로 과열된 입시경쟁, 따돌림 등 자극적인 소재를 다뤄 시청자의 호기심과 우려를 동시에 자아내고 있다.

23일 첫 방송하는 ‘하이쿠키’는 한 엘리트 고등학교 내에 퍼진 의문의 수제 쿠키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고등학생 동생인 정다빈이 ‘집중력을 높여주는 쿠키’ 판매에 연관됐단 사실을 알게 된 공장 노동자 남지현이 동생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남지현의 시선을 통해 쿠키와 유통책의 실체, 학생들을 쿠키의 늪에 빠져들게 하는 성적 지상주의의 민낯 등을 날카롭게 그려 스릴러 기대작으로 떠오르고 있다.

드라마는 고등학생들의 이야기이지만, 정작 청소년관람불가 판정을 받아 청소년 시청자는 볼 수 없다. 영상물등급위원회 온라인등급분류서비스에 따르면 드라마는 “중독성 강한 쿠키, 쿠키에 의한 환각 작용과 범죄 등 약물요소 표현이 사실적이며, 모방위험의 요소도 구체적이어서 청소년들이 관람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돼 해당 등급을 받았다. 최근 유튜브로 공개된 예고에도 학생이 교내 화장실에서 사망한 채 발견되거나 남녀 등장인물이 농도 짙은 베드 신을 펼치는 장면이 짧게 삽입됐다.

노정의, 이채민, 김재원, 이원정 등 20대 초중반 신인들이 대거 주연한 ‘하이라키’는 조직의 계층을 의미하는 제목처럼 학생 사이에 형성된 계급 구도와 차별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부모의 재력과 이름값을 등에 업은 학생들의 치기 어린 사랑과 복수, 복잡한 우정의 이야기를 그린다. 최근 스튜디오 X+U가 제작에 착수한 ‘스캄 코리아’는 고등학생들의 혼란과 성장, 사랑 이야기에 동성애 등의 소재를 녹인 노르웨이 원작을 따르는 만큼 파격적인 하이틴 로맨스가 될 전망이다.

최근 흐름은 학생들의 일상을 현실적으로 그려내며 풋풋한 사랑과 우정 이야기를 다뤘던 과거와 사뭇 달라져 눈길을 끈다. 일각에서는 등급 제한 등이 청소년의 시청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다는 점 때문에 우려의 시선이 커지고 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교복을 입은 학생 캐릭터에 청소년 시청자가 몰입하고, 자신과 동일시할 가능성이 있어 성인 캐릭터를 내세운 작품보다 모방 우려의 위험이 더욱 크다”면서 “제작진이 표현 수위와 방식에 대해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