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의 주이공 오타멘디.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남미 최고의 라이벌전은 22일(한국시각)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펼쳐졌다. 입장권 6만 9000장은 모두 팔렸다.
킥오프 전부터 과열됐다. 관중석에서 양국 팬 사이에 주먹다짐이 벌어졌다. 관중석 의자를 뽑아 던진 게 골대 뒤편에 있던 관중을 덮쳐 최소 1명이 머리에 피를 흘리며 경기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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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주장 리오넬 메시는 경기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선수단을 이끌고 라커룸으로 향했다. 선수들은 터널로 들어서기 전 팬들을 향해 침착해 달라고 부탁했다.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는 자국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난간으로 달려가 경찰에게 폭력사태를 멈춰 달라고 요청했다. 경찰은 곤봉을 휘두르며 양국 팬들의 싸움을 말렸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은 라커룸에 들어간 지 22분 만에 다시 운동장으로 돌아와 몸을 풀었다. 몇 분 후 마침내 경기가 시작됐다. 경기가 시작되자 수십 명의 경찰이 약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원정팀 응원 구역 주변을 벽처럼 둘러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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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의 마지막 브라질 원정이 될 것으로 여겨지는 경기에서 아르헨티나는 후반 18분 니콜라스 오타멘디의 득점으로 승점 3점을 챙겼다. 코너킥 상황에서 브라질 수비수 보다 더 높이 뛰어오른 오타멘디가 강력한 헤더로 골대 왼쪽 상단 구석을 찔러 골 망을 흔들었다. 2년 전 코파아메리카 결승에서 앙헬 디마리아의 결승골로 브라질 팬들에 절망을 안겼던 아르헨티나는 다시 한 번 브라질이 축구의 성지로 여기는 곳에서 역사적인 승리를 거뒀다.
반면 브라질은 이번 월드컵 예선 홈경기에서 첫 패배를 당했다. 최근 3연패의 부진.
메시는 78분(후반 33분)만 뛰고 교체 됐다. 브라질 팬들도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브라질에는 메시 팬이 많다. 운동장에서 펼치는 마법 같은 기술뿐만 아니라 월드컵 5회 우승국을 존중하는 태도 덕이다.
6경기에서 승점 15점을 챙긴 아르헨티나는 1위를 굳게 지켰다. 승점 13점의 우루과이와 콜롬비아가 그 뒤를 잇고 있다. 브라질은 승점 7점으로 6위로 한 계단 더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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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10개국은 라운드로빈 방식으로 월드컵 예선을 치러 상위 6개 팀이 본선에 직행하며 7위 팀은 대륙 간 플레이오프 출전권을 얻는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라이벌 관계는 1978년 아르헨티나가 첫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후 더욱 커졌다. 브라질은 1982년 스페인 월드컵 16강에서 아르헨티나를 3-1로 꺾었고, 아르헨티나는 8년 후 열린 이탈리아 월드컵 16강에서 브라질에 1-0으로 승리하며 되갚아 줬다.
이후 두 라이벌은 월드컵 예선과 코파 아메리카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지만 월드컵에서는 만나지 못했다.
작년 카타르 월드컵에선 4강에서 맞붙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브라질이 8강에서 크로아티아에 져 탈락하면서 성사되지 않았다. 아르헨티나는 이 대회에서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역사상 최고의 축구 선수가 누구인지에 대한 열띤 논쟁에서 대부분의 브라질 사람들은 펠레를, 아르헨티나 사람들은 메시와 디에고 마라도나를 꼽으며 두 나라의 라이벌 관계는 더욱 격화되었다.
동아닷컴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