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섭. 스포츠동아DB
21일 축구국가대표팀 데뷔전을 치른 박진섭(28·전북 현대)의 이야기다. 선전 유니버시아드스포츠센터에서 벌어진 중국과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2차전에서 한국은 3-0 완승을 챙겼다. 전반 손흥민(토트넘)의 멀티골과 후반 42분 정승현(울산 현대)의 추가골로 승리를 예약한 가운데 후반 46분 박용우(알아인) 대신 박진섭이 투입됐다. 4분 남짓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박진섭은 실수 없이 A매치 데뷔전을 마쳤다.
박진섭의 축구인생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2017년 내셔널리그 대전 코레일에 입단한 그는 이듬해 안산 그리너스로 이적하며 프로에 데뷔해 공격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전향했다. 그러나 하위권을 전전하던 팀 사정상 홀로 여러 포지션을 메워야 하는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이적해 본격적으로 꽃을 피웠다. 탁월한 신체조건과 투지 넘치는 수비로 센터백까지 겸한 박진섭은 2021년 K리그2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고, 이 활약을 바탕으로 2022년 전북 유니폼을 입은 뒤 K리그1 베스트 11에도 선정됐다.
K리그 최고 수비수로 발돋움한 박진섭은 어느새 국가대표로 성장했다.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로 뽑힌 그는 황선홍 감독의 지도 아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이어 11월 싱가포르~중국과 월드컵 예선 2연전에서 부상으로 중도 하차한 홍현석(헨트)을 대신해 A매치 데뷔전까지 치렀다.
당초 올 시즌이 끝나고 K4리그에서 군 복무를 계획하고 있던 박진섭은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따른 병역혜택으로 더 큰 꿈을 펼칠 수 있게 됐다. 무명의 선수에서 국가대표까지 나날이 ‘인생 역전’ 이야기를 쓰고 있는 박진섭은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