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환(왼쪽), 서건창. 스포츠동아DB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24)은 2023시즌 종료 후 중대한 결심을 전했다. 그는 “실력을 키워 2024시즌을 마치고 떳떳하게 (빅리그에) 도전하고 싶다”며 메이저리그(MLB) 도전 의지를 밝혔다.
김혜성은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넥센(현 키움) 유니폼을 입었다. 올 시즌까지 7시즌을 뛰었는데, 데뷔시즌인 2017년에는 16경기 출전에 그쳐 해외 진출 자격 요건이 2023시즌 후에는 충족되지 않았다. 내년 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MLB 진출을 모색할 수 있다.
키움의 포스팅 역사를 이을 또 한 명의 후보가 등장한 것이다. 간판타자 이정후만 해도 일찌감치 포스팅을 통한 MLB 진출 의사를 드러낸 끝에 현재 필요한 절차를 밟고 있다. 그 전에는 김하성(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박병호(현 KT 위즈), 강정호 등이 빅리그에 진출해 팀에 거액의 이적료를 안긴 바 있다.
선배들과 동기에 이어 그 다음 순번을 김혜성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김혜성은 2루수는 물론 유격수로도 뛸 수 있는 전천후 내야수다. 1999년생으로 나이도 어려 빅리그에서 쏠쏠한 관심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주력선수들의 연이은 MLB 진출로 전력 공백이 발생하는 키움이다. 이정후의 MLB 진출이 확정되면, 키움은 핵심 외야수 한 명이 빠진 채로 2024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여기에 2024시즌 후 김혜성까지 해외로 떠난다면, 2년 연속 핵심전력을 잃게 된다.
전력 공백은 불가피하다.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데, 역시 대비할 카드를 미리 마련하고 있다. 키움은 조금씩 ‘플랜B’를 준비하고 있다.
일단 키움은 올해 부활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즉시전력 베테랑 내야수 최주환(35)을 영입했다. 최주환은 과거 키움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도 영입을 노렸던 자원이다. 2루수와 1루수로 모두 뛸 수 있어 2024시즌 활약이 기대된다.
여기에 오랜 인연에게도 다시 손을 내밀었다. 올 시즌 후 LG 트윈스에서 방출된 서건창(34)에게 영입 의사를 전했다. 서건창은 과거 히어로즈 소속으로 2014시즌 201안타까지 쳐내며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팀 사정상 2021시즌 도중 LG로 트레이드했지만, 키움은 서건창과 동행을 다시 한번 바라고 있다.
즉시전력 베테랑들이 1~2년을 버텨주고, 젊은 내야 유망주가 치고 올라오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키움이다. 김혜성의 도전으로 발생할 복잡한 2루 셈법 속에 키움은 이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