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도, 손흥민도 “좋은 분” 바랐지만…‘183일 딜레마’ 빠진 한국축구, 정말 명장을 데려올 수 있나?

입력 2024-06-13 06: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정해성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 사진제공 | 대한축구협회


한국축구는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무패(5승1무·승점 16)로 통과했다. 2차 예선까지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를 유지해 호주(24위)를 따돌리며 1포트 합류를 확정했다. 27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릴 최종예선 조 추첨에서 일본(18위), 이란(20위) 등 부담스러운 라이벌들을 피하게 됐다.

이로써 급한 불은 껐다. 축구국가대표팀은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3월)과 김도훈 감독(6월)이 임시로 지휘했다. 이제부터는 대한축구협회(KFA)의 시간이다. 잠시 미뤄둔 ‘포스트 클린스만’ 선임 작업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앞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위원장 정해성)가 찾은 제시 마치 감독(미국)은 북중미월드컵 공동개최국인 캐나다로 향하고, 헤수스 카사스 감독(스페인)은 이라크대표팀에 잔류하면서 선임 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다.

여전히 전력강화위는 외국인 사령탑에 무게를 싣고 있다. 국내 지도자들을 후보군에서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현 시점에선 최후의 선택이다. 3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비공개회의에서도 이 같의 기조의 논의가 이뤄졌고, 현재 외국인 감독 후보 리스트를 정리하고 있다.

모두가 “좋은 감독”을 이야기한다.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2차 예선 최종전(1-0 승)을 마친 뒤 김 감독은 “임시 감독은 내가 마지막이었으면 한다”며 “한국 스타일에 맞는 좋은 감독이 왔으면 한다”고 바랐다. 주장 손흥민(토트넘)도 “정말 원하는 분은 세계적 명장이지만 현실적으론 쉽지 않다. 다만 축구 발전을 위해 좋은 감독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향후 선임 과정에서 주목할 부분이 있다. 차기 감독 후보들에게 내건 조건이다. 특히 ‘국내 체류’가 민감한 조건이라는 후문이다. 이는 세금과 직결되는 문제라 KFA와 후보 감독 모두 굉장히 예민하게 받아들인다. 이미 알려진대로 외국인 지도자는 몸값도 높지만, 그만큼 세율도 높다. 소득세에 지방세까지 더하면 최대 45% 이상이 나오기도 한다.

이를 줄이려면 체류 형태를 바꿔야 한다. 비거주자(182일 이하 체류)가 된다면 일부 절세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우리 입장에선 양보가 어렵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자택과 유럽에서 유유자적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으로 인해 ‘국내 체류’는 필수조건이 됐다.

하지만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크다. 연중 선수단과 함께하는 클럽이 아닌 이상 대표팀 감독에게 무조건 ‘국내 체류’를 강요할 순 없다. 명성이 있는 지도자일수록 더 그렇다. 가족과 경기도 고양에 거주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선수들을 점검한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은 정말 특수한 사례다. 여러 에이전트들은 “높은 세율에도 챙길 몫이 훨씬 큰 연봉을 보장할 수 없다면, 완전한 재택근무까지는 아니더라도 탄력적 근무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