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한방오늘쿠바도부탁해!…승엽부활역전포‘일본침몰’

입력 2008-08-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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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첫결승행…쿠바와금다툼
‘웰 메이드’ 드라마의 묘미는 반전에 있다. 뻔한 결말에 통속적인 스토리로는 까다로운 시청자들의 입맛을 맞출 수 없다. 그렇다면 반전의 필수요소는 무엇일까. 의외성이다. 예상치 못한 사건이 전개될 때 사람들의 눈과 귀가 반응한다. 아울러 마음까지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거나, 혹은 모두가 염원하는 결말이 더해졌을 때다. 눈과 귀, 마음이 어우러져야 반전의 묘미도, 그로 인한 카타르시스도 극대화되는 법이다. 베이징올림픽 야구 준결승 한·일전이 열린 22일 우커송필드. 콧대 높기로 소문난 호시노 센이치 감독이 이끄는 일본에 한국은 먼저 2실점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다행히 한국은 4회 힘겹게 한점을 만회한 뒤 7회 대타 이진영의 동점 적시타에 힘입어 승부의 균형을 맞추는데 성공했다. 역전 무드가 조성되기 시작했다. ○극적인 반전=의외의 한방, 주인공은 이승엽! 한반도에서, 베이징에서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을 외치던 모든 이의 바람대로 8회말 한국에 찬스가 이어졌다. 선두타자 이용규의 좌전안타가 신호탄이었다. 무사 1루. 3번 김현수가 타석에 등장했다. 마운드에는 일본 최고의 좌완 마무리로 통하는 이와세 히토키. 보내기번트도 가능한 상황에서 김경문 감독은 4번 이승엽을 뒤에 놓고 약관의 김현수에게 강공을 주문했다. 여러 가지 해석이 가능하지만 부진한 이승엽보다는 김현수를 믿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보내기작전의 성공을 자신할 수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김현수는 허무하게 삼진으로 물러났다. 앞선 3차례 타석에서 삼진-병살타-삼진에 그친 이승엽의 부담은 가중됐다. 타격시 상체가 허물어져 공을 배트에 맞히기도 버거웠던 이승엽. 대타를 내봄직도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은 이승엽을 그대로 내세웠다. 스트라이크-파울-볼-파울. 몸쪽이든, 바깥쪽이든 낮은 볼이면 헛스윙 삼진이 불을 보듯 뻔해 보였다. 이와세는 스트라이존 몸쪽 낮은 코스로 꽉 찬 직구를 뿌렸다. 이승엽의 방망이와 손목이 돌아갔다. 공이 배트에 걸렸다. 길게 포물선을 그린 타구는 우측 외야 펜스에 나붙은 일장기 너머로 꽂혔다. 이번 대회 26타수째만에 터진 이승엽의 4번째 안타이자 첫 홈런이었다. 경기 후 이승엽은 후배들과 어우러져 하염없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코 끝 찡한 사나이의 눈물이었다. ○웰 메이드 드라마의 완성=‘꿈’은 이뤄졌다! 한국은 예선리그 5-3에 이어 준결승에서도 6-2로 일본을 연파했다. 역대 올림픽 야구 일본전 4연승의 짜릿함에 더해 한국야구 사상 최초의 올림픽 결승 진출이다. 나아가 8년 전 시드니올림픽과 2년 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모두 4강에서 멈춰선 아쉬움도 날려버려다. 불과 3-4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조차 없었던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일본에게만은 반드시 이기고 싶었던 모든 한국인들의 꿈은 어쩌면 이미 이뤄졌는지도 모른다. 한국은 23일 오후 7시(한국시간) 결승전마저 잡으면 퍼펙트 우승(9전 전승)으로 명실상부한 세계 최강에 등극한다. 베이징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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