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옥희제치고전국체전서첫우승…한달뒤계동현과백년가약‘겹경사’
13일 전국체전 양궁 여자 일반부 결승전이 열린 순천 팔마체육관. 최후에 살아남은 2인은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금메달리스트인 주현정(울산·사진)과 윤옥희(경북). 강력한 우승 후보인 박성현이 32강전에서 일찌감치 탈락하는 바람에 둘 중 한명이 영광의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둘은 대표팀 내에서도 절친한 사이지만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팽팽하던 승부는 2엔드에서 갈렸다. 안정적으로 쏘던 윤옥희가 6점을 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범한 반면 주현정은 9점으로 격차를 벌였고, 결국 주현정이 110-101로 이겨 단상 제일 높은 곳에 섰다.
“제 신랑될 사람이 결승전을 지켜봤어요. 경기 전 기도를 해주겠다고 했는데, 기도 덕분인가 봐요.”
주현정은 한달뒤 면사포를 쓴다. 11월22일 남자 30m 세계기록(360점) 보유자인 계동현과 백년가약을 맺는다. 박경모-박성현에 이은 또 하나의 양궁 커플 탄생이다. 그런 설렘 때문인지, 주현정은 시종 싱글벙글이었다. 기분처럼 성적도 잘 나온 것이다. 아울러 결혼을 코앞에 두고 우승까지 했으니 이보다 멋진 선물이 또 있을까.
또 하나 의미있는 것은 주현정이 전국체전에서 처음으로 우승했다는 사실. 예비 신부에게는 결코 잊을 수 없는 금메달인 셈이다.
순천|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