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신임CEO에게듣는다]강원FC김원동사장“팬서비스올인…강원도민힘모은다”

입력 2009-01-14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지난해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에서 도민프로축구단 대표 이사로 변신한 김원동(52) 강원FC 사장. 그는 90년대 초반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을 따라 축구와 인연을 맺은 지 16년 만에 고향에 기반을 둔 축구단의 수장으로 변신했다. 춘천에 위치한 구단 사무실에서 줄담배를 피우면서 개막전(3월8일)을 준비하고 있다는 그는 “하루 400-500km 정도 돌아다니는 강행군을 하고 있습니다. 차만 타면 곧바로 잠이 드는 새로운 버릇이 생겼어요”라며 웃었다. 아울러 “야구에 열렬한 롯데 자이언츠 팬이 있다면, 축구에 정열적인 강원도민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줄 작정”이라며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우선 그는 사장으로 변신한 뒷얘기를 꺼냈다. “제의 받고 고민 많이 했고, 집에서는 반대했어요. 하지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죠. 한국축구는 운영 면에서 아직 답보 상태입니다. 고비용 저효율 구조인 거죠. 수익의 극대화를 해야 되는데, 대신 승률의 극대화만을 꾀하고 있습니다. 인건비가 높아 적자폭이 커질 수밖에 없고, 팬서비스는 엄두를 내기 힘들죠. 기존 팀의 구조를 바꾸기는 힘들어요. 신생팀은 처음부터 그림을 그릴 수 있습니다. 특히 고향을 위해 한번 해보자는 생각에 결심하게 됐습니다.” ○ “첫 해 용병 없다…저비용 고효율 경영 승부” K리그 시민구단이나 도민구단은 재정적으로 상당한 압박을 받는다. 가난할 수밖에 없고, 비싼 선수 영입은 언감생심이다. 한계를 알고 도전했을 텐데, 김 사장은 어떻게 생각할까. “처음부터 각오는 했어요. 하지만 거품을 빼면 가능할 것도 같았죠. 도에서 30억원을 지원하고 강원랜드에서 20억원을 지원하니, 나머지는 충분히 채울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특히 선택과 집중이 필요해요. 비용을 효과적으로 쓰면 승산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첫 해 용병 영입은 힘들어요. 거품을 빼야하니까요. 없으면 없는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중입니다.” 김 사장이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롤 모델은 어떤 것일까. “유럽은 아니고, 일본에서 찾고 싶습니다. 구단 운영은 시미즈 S펄스이고, 응원 모델은 우라와 레즈입니다. 시미즈는 활발한 자원 봉사와 축구를 좋아하는 고장 사람들의 열의, 관계 당국과의 끈끈한 협력 관계 등이 부러웠죠. 특히 자원봉사 체계가 잘 갖춰져 있어요. 우라와는 모든 홈팬들이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을 찾는데, 원정팀이 무서워할 정도로 대단한 응원을 펼칩니다. 강원 FC도 할 수 있겠죠.” ○ “강원지역 마케팅 주력…새 수익모델 창출” 주는 대로 받아먹기만 하면 결코 성장할 수 없다. 자본 잠식은 뻔할 뻔자. 그래서 지속적으로 구단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수익 모델을 찾아야한다. “일단 지역 내 마케팅이 중요하겠지요. 18개 시군을 돌면서 선수단 훈련을 할 생각입니다. 지역의 도움이 굉장히 중요하니까요. 선수들의 사회봉사도 의무화할 생각입니다. 조기회, 사인회, 어린이축구클리닉 등 어떤 것도 상관없습니다. 강원도의 특성을 살려서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 기업을 유치할 생각이고요, 지역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키우는 것도 중요합니다. 팬들에게도 공짜표 보다는 손수 돈을 내고 들어올 수 있도록 홍보도 해나갈 생각입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 하지만 나름대로 목표는 가지고 있어야 한다. 욕심을 부리지 않는 현실적인 목표가 궁금했다. “성적은 신만이 알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신생팀 강원 FC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는 기사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또한 관중은 지난해 K리그 평균 관중 이상은 채울 수 있을 겁니다. 1만3000명 이상은 충분하죠. 시즌 초반 강릉에서 경기를 하고 5월부터 새롭게 개장하는 춘천종합운동장에서도 경기를 갖는데, 연결이 잘 되면 관중은 기대 이상일 겁니다. 강원도민이 얼마나 축구를 기다렸는지를 보여주고 싶어요.” 신생팀의 과제는 얼마나 빨리 자리를 잡느냐이다. 선수단은 물론 사무국이나 팬들이 한데 어울려야 흔들리지 않는다. 강원은 몇 년 정도면 안정궤도에 진입할 수 있을까. “성적은 3년 뒤 6강 플레이오프 진입이 가능할 것이고, 경영은 3년 뒤 흑자 경영으로 돌아설 수 있을 겁니다. 기대하세요.” ○ “고급축구 선사…강원도민 축구열정 모은다” 강원도민들의 결속력이 강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래서 프로축구단에 대한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강원도만의 자랑거리를 설명해달라고 했다. “구도(球都)라는 말이 허투로 나온 얘기가 아닙니다. 도민 스스로가 자부심이 대단하죠. 아마추어나 여자축구도 강원도에서 경기가 열리면 관중이 많이 옵니다. 하지만 그동안 고급축구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없었죠. 이제 양질의 경기를 볼 수 있으니 굉장할 겁니다. 야구에 롯데 자이언츠 팬이 있다면, 축구에는 강원 FC가 있다는 것을 보여줄 겁니다. 아마 응원열기는 롯데를 능가하지 않을까요.” 사장 재임 기간 동안 꼭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김 사장은 “지역과 연계가 가장 잘 되는 구단을 만들고 싶어요. 한마디로 프랜차이즈의 롤 모델을 만들고 싶습니다. 아울러 유소년을 키우는 제대로 된 클럽시스템도 저의 꿈입니다.” 김원동 사장은? ○생년월일 : 1957. 11. 25 ○출신교 : 강릉고-명지대 행정학-세종대 체육학 스포츠마케팅 박사 ○출생지 : 강원도 강릉 ○주요경력 : 1993∼97 대한축구협회 지원총괄부장 / 1998∼2005 프로축구연맹 사무국장 / 2005∼2008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 / 2008. 11∼ 강원 FC 초대 사장 최현길기자 choihg2@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