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더’로 4년 만에 복귀 원빈 ‘국민 아들’이 왔다

입력 2009-05-2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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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눈빛으로 영화 ‘마더’를 선보이며 4년 만에 관객 곁으로 돌아온 원빈.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모성 자극 연기로 변신… “음전한 처녀 같다”
“아들들이 다 그렇잖아요.”

원빈은 자신을 “무뚝뚝한 아들”이라고 했다. 말없는 원빈이라….

지난 몇 편의 영화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반항적이거나 살가웠지, 과묵한 것은 아니었기에 조금은 의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딱 5분만 함께 있으면 ‘정말 그렇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군 제대 후 4년 만의 복귀작인 영화 ‘마더’에서 엄마 연기를 했던 김혜자도 원빈을 두고 “음전한 처녀 같다”고 표현하는 것을 보면.

2000년 드라마 ‘가을동화’ 이후로 그는 유달리 ‘보호받아 마땅한 아들’ 역할만 했다. 영화 ‘킬러들의 수다’를 시작으로 ‘태극기 휘날리며’, ‘우리형’까지. 28일 개봉되는 영화 ‘마더’(감독 봉준호)에선 모성을 자극하는 아들의 극단을 보여주고 있다.

5남매 중 막내로 자란 원빈. ‘실제 막내에 터울이 한참인 형제를 두고 있어 연기가 저렇게 능청스럽다’는 일부의 시선에 다소 억울했던지, “부모가 무려 5명의 자식을 일일이 신경 쓰기가 실제론 참 어렵다”는 말로 ‘원래 그런 것이 아닌 연기’임을 은연중에 내비쳤다.

원빈은 여전히 수줍었다. 실제로도 5남매의 막내인 그가 그 순진한 눈빛으로 영화 ‘마더’를 선보이며 4년 만에 관객 곁으로 돌아왔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별일 없죠?”란 안부가 전부인 ‘멋없는’ 그이지만 이런 부류의 아들이 대개 그렇듯 ‘말없이’ 부모를 신경 쓰는 마음 씀씀이가 남다르다. 고향인 강원도 정선에 부모를 위해 지은 집이 지난해 건축문화대상을 받아 그의 표현대로 “생각지도 않게 세상에 알려진”게 그 경우.

“그(집) 이야기는 그냥 묻어줬으면 좋겠다”고 원빈은 인터뷰 직후 영화 ‘마더’의 대사로도 나오는 ‘사슴 같은 눈망울’을 지으며 부탁하기도 했다. 사실 무덤덤한 그가 그렇게 미주알고주알 털어놓은 것도 없었다.

“연기자로 데뷔하기 전부터 마음먹었던 일이었어요. 상을 받은 것은 건축사가 잘 지어 그렇게 된 것이죠. 전 다만 시골에서 살아봤고, 부모가 무엇을 불편해하는지 아니까…, 집의 동선이나 몇몇 설치만 관여했을 뿐입니다.”

무릎인대파열로 의병제대한 후에도 복귀까진 4년이란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원빈은 영화 ‘마더’를 “다시 시작한다는 느낌에서 굉장히 열심히 하고 싶었고” 그 결실인지 “배우로 한 번 서보기 어려운 자리”인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올해 밟기도 했다.

이젠 그가 작품을 통해 또 어떤 아들을 보여줄 것인가. 원빈은 아들 말고 “멜로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꼭 언젠가는 해보고 싶긴 한데…, 미치도록 누군가를 사랑하는 역할을 맡고 싶어요.”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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