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녕의별★다방]작살춤김옥빈그녀가미치면‘아무도못말려’

입력 2009-06-03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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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잇, 그냥 내 마음대로 할래요.”

한때 김옥빈(사진)이 ‘춤’으로 인터넷을 주름잡은 적이 있었다. 그녀의 춤사위를 담은 2분30초 정도의 동영상이었는데 2006년 말 처음 공개됐을 당시엔 일명 ‘작살 댄스’로 불렸다. 2년여가 흐른 2008년에는 ‘한국의 비욘세’란 타이틀로 바뀌어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유 튜브’까지 소개됐다.

지금 새삼스레 ‘작살 댄스’를 새삼 화두로 꺼낸 이유는, 그 동영상을 만들고 유포한 무리 중에 기자가 끼어있었기 때문이다. 촬영 당시 김옥빈은 케이블TV Mnet의 연말 시상식 ‘Mnet, KM 뮤직페스티벌’ 사회자로 낙점됐고, 내친 김에 홍보 영상도 찍자고 ‘꼬드겨’-정말 그랬다- 넘어온 것이라고 할까.

문제의 동영상은 본편 촬영에 앞서 일종의 ‘워밍업’으로 찍은 거였다. 좀더 솔직히 말하면 ‘재미삼아’는 커녕 카메라 앞에 선 김옥빈이나 모니터 앞에 있던 촬영 팀 모두 지쳐 ‘될 대로 되란’ 식으로 정신줄 놓고 그냥 해본 것이었다.

직업 댄서도 그렇다고 가수도 아닌 배우에게 어찌 무작정 춤을 추라 할 수 있으랴. 그래서 안무가를 구해 며칠을 연습해 촬영에 들어갔으나 반나절이 지나도록 원하던 그림은 안나왔다. 이 때 “그냥 내키는 대로 춤을 추겠다”며 김옥빈이 폭탄 선언(?)을 했다. 그래서 ‘어디 얼마나 하나 보자’는 조금 못된 마음을 품고 음악을 튼 순간, 그녀가 ‘작두’를 탈 줄이야….

그때 라이브로 그녀의 몸놀림을 목격한 몇몇이 ‘작두춤’이라 했지만 표현 수위를 낮춰 결국 ‘작살 댄스’로 이름을 붙여주었다.

이 글을 읽은 독자 중 누군가는 분명 포털 사이트에서 ‘김옥빈 비욘세’ 혹은 ‘김옥빈 작살 댄스’를 검색해 동영상을 감상 혹은 복습하실 터. 그러면 당신은 2분30초간 단 한 순간도 어색하지 않게 이어지는 춤이 ‘100%% 애드리브’였단 사실에 감탄을 금치 못할 것이다. 동영상 이후 뜸했던 김옥빈이 영화 ‘박쥐’에 깜짝 캐스팅됐을 때 기자는 ‘박찬욱 감독이 사람 볼 줄 안다’는 생각을 했다.

‘끝내주는 끼의 소유자’며 한번 미치면 ‘아무도 못 말리는’ 김옥빈. 긍정의 표시로 부지불식간에 고개를 끄덕인다면, 당신은 영화 ‘박쥐’를 본 관객 중 한 명일 거라 생각한다.

just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엔터테인먼트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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