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에이스서 SSG 에이스로’ 김광현, 3년차 조형우와 첫 배터리로 얻은 수확

입력 2023-03-21 16:08: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SG 김광현(왼쪽)·조형우. 스포츠동아DB

“가문의 영광입니다(웃음).”

SSG 랜더스 김광현(35)은 21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투구수 54개로 3.2이닝 2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경기는 3-3 무승부로 끝났다.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김광현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일본과 1라운드(B조) 2차전 이후 11일 만에 선발등판했다. 대회를 마친 그는 14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제 랜더스의 김광현으로 돌아가려 한다”며 국가대표 은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김광현은 SSG로 복귀하자마자 에이스의 위용을 과시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WBC에서 쌓인 피로를 고려해 최대 투구수를 55개로 제한했는데, 이날 김광현은 타자당 투구수 5개 안팎의 효율적 투구로 우려를 씻었다. 5개를 초과한 경우는 이날 상대한 타자 13명 중 2명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투구수는 6개에 그쳤다.

배터리의 호흡이 좋았다. 김광현은 입단 3년차 포수 조형우(21)와 이날 처음 호흡했다. 둘은 시속 140㎞대 중반의 직구(18구)와 고속 슬라이더(19구) 위주로 빠른 승부를 꾀했고, 시속 120㎞대 전후로 형성된 체인지업(10구)과 커브(7구)로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김광현이 저연차 포수와 배터리를 이루는 것은 흔치 않다. 주로 이재원(35)이 그를 전담했다. 지난해에도 선발등판 28경기 중 23경기에서 이재원과 함께했다. 나머지 5경기에서도 경험 많은 김민식(34), 이흥련(34)과 합을 맞췄다.

서로를 잘 아는 만큼 올 정규시즌에도 이재원과 배터리를 이룰 가능성이 크지만, 김광현은 팀의 여러 포수와 배터리를 이뤄 동반 성장을 꾀했다. 김 감독은 “(김)광현이도 (조형우를) 살짝 원했다. 투수도 여러 포수와 함께하고 싶어 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조형우는 “김광현 선배와 배터리는 처음”이라며 “가문의 영광”이라고 기뻐했다.

김광현은 “(조)형우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라며 “경기 전에도 ‘네가 원하는 대로 한번 이끌어가보면 좋겠다. 내가 따라가겠다’고 했다. 앞으로 팀을 이끌려면 이런 경험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형우는 SSG의 핵심 기대주 중 한 명이다. SSG의 전신 SK 와이번스는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잠재력이 큰 광주일고 포수 조형우에게 기꺼이 1라운드 지명권을 썼다. 올해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 처음 든 그는 캠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되는 등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에게도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김 감독이 올 시즌 포수 엔트리를 2명으로 운영할 방침인 가운데, 베테랑 사이에서도 입지를 늘려가는 점이 고무적이다. 여기에 에이스도 힘을 실어주니 더할 나위 없는 성장환경이 마련됐다.

대전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