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안 좋을 수 있지만…” 김단비의 투쟁심은 베테랑의 책임감이다

입력 2023-03-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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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김단비(오른쪽). 스포츠동아DB

김단비(33)는 아산 우리은행의 해결사다. 정규리그 전 경기(30경기)에 출전해 평균 31분55초를 뛰며 17.17점(2위)·8.8리바운드(5위)·6.1어시스트(2위)·1.5스틸(2위)·1.3블록슛(1위) 등 전방위에 걸쳐 맹활약했다. 그 결과 ‘신한은행 SOL 2022~2023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김단비는 스코어러로서 가치도 뛰어나지만, 수비력 또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엄청난 활동량을 바탕으로 조직적 수비를 펼치는 우리은행의 전력에 방점을 찍었다. “몸싸움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그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김단비의 또 다른 강점은 승부욕이다. 이 같은 투쟁심이 강력한 수비의 원천이다. 늘 차분하고 친화력이 뛰어난 선수지만, 코트에 들어서면 승부사로 변신한다. 인천 신한은행 시절에도 모니크 커리(전 청주 KB스타즈) 등 압도적 피지컬을 자랑하는 외국인선수들과 몸싸움을 피하지 않았다.

이런 모습을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김단비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는 팀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김단비는 21일 부산 BKN 썸과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2차전(84-67 승)을 마친 뒤에도 이와 관련한 소신 발언을 했다.

한 경기로 모든 흐름이 좌우되는 토너먼트에선 잠시도 긴장을 풀 수 없다. 약점을 노출하면 집요하게 공략 당한다. 김단비의 강력한 몸싸움은 작은 틈조차 허락하지 않겠다는 책임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는 “팀에서 내가 고참인 만큼 어느 정도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며 “우리은행뿐 아니라 신한은행 시절에도 그랬다. 한 대 맞으면 그러려니 하면 되는데, 다시 갚아줘야 한다는 마인드가 있다. 보기에는 안 좋을 수 있겠지만 내가 몸싸움에서 밀리는 모습, 맞고 다니는 모습을 보여주면 다른 선수들도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김단비가 이렇게 해주길 원했다”는 말로 모든 것을 설명했다.

2연승에도 여전히 안심할 순 없다. 2011~2012시즌(당시 신한은행) 이후 첫 통합우승까지 1승만을 남겨뒀지만 김단비는 “(3차전은) 상대팀(BNK)의 홈이고, 또 젊은 팀이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 기쁨은 모두 이기고 나서 느끼겠다. 지금은 잘 회복해서 3차전(23일 부산)을 이기는 것만 생각하겠다”며 단단한 마음가짐을 재차 강조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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