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날두는 19일(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체코와 유로2024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포르투갈의 2-1 승리에 기여했다. 대회 최다출전(6회) 기록 등의 대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대기록의 의미가 퇴색되는 돌발행동으로 빈축을 샀다. 사진출처|ESPNFC 공식 SNS
포르투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9·알나스르)는 과거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37·인터 마이애미)와 함께 세계축구를 양분한 특급스타다. 헌칠한 외모와 탄탄한 피지컬로 큰 인기를 끌었고, 화려한 발재간과 빠른 속도를 자랑한 당대 최고 골잡이였다.
세월이 흐르면서 기량이 쇠퇴했지만, 킬러 본능은 남아있다. 진작 축구화를 벗었어야 할 나이에도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에 출전할 수 있는 이유다.
호날두의 존재감은 19일(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체코와 대회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도 두드러졌다. 선발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패스 성공률 100%, 유효슈팅 3개를 기록했다. 비록 골은 넣지 못했지만 베테랑으로서 제 몫을 충분히 했다.
호날두가 보인 ‘베테랑의 품격’ 덕분에 팀도 웃었다. 포르투갈은 후반 17분 체코 루카시 프로보드에게 실점해 끌려갔지만 7분 뒤 상대 로빈 흐라낙의 자책골로 동점을 이뤘고, 경기 종료 직전 터진 프란시스코 콘세이상의 결승골로 승점 3을 챙겼다.
UEFA가 19일(한국시간) 포르투갈-체코의 유로2024 조별리그 F조 1차전 시작 직전 공식 SNS를 통해 호날두의 유로 최다출전(6회) 기록 수립을 축하했다. 사진출처|UEFA 공식 SNS
그러나 ‘인간 호날두’는 ‘선수 호날두’만큼의 품격을 갖추지 못했다. 과거 동료 선수들과 팬들을 향한 무례한 행동으로 논란을 자초했던 그는 이날도 돌발행동으로 빈축을 샀다.
호날두의 추태는 경기 종료 직전 발생했다. 콘세이상의 결승골로 승리를 눈앞에 두자, 그라운드에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체코 골키퍼 진드리히 스타넥을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이어 상대 미드필더 페트르 세프치크의 귓가에 고성을 지르기까지 했다. 승리의 기쁨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상대를 조롱했다는 비판이 잇달았다.
체코전이 포르투갈에 큰 의미를 갖는 경기라 호날두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더욱 컸다. 이날 호날두뿐만 아니라 수비수 페페도 대기록을 수립했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대회 최다출전(6회)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최다골(14골) 기록에도 이름을 올린 그는 최고령 주장(39세 134일)과 최다경기 출전(26경기) 기록도 차지했다. 페페 역시 대회 최고령(41세 113일) 출장자로 등극했다. 그러나 대기록이 환영받아야 할 의미 깊은 날, 호날두의 무례함이 더 주목받았다.
외신의 비판 또한 거세다. 영국 데일리 미러는 “호날두가 체코전에서 보인 무례한 모습을 이해하기 힘들다. 메시는 이 같은 논란을 빚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미국 ESPN도 “호날두는 위대한 선수지만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