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우 이담외과 원장

박승우 이담외과 원장


본격적인 겨울 추위가 시작되면서 ‘혈관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기온이 급격히 내려가면 우리 몸의 혈관은 체온 유지를 위해 수축하게 되는데, 이때 혈압이 상승하고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혈류 흐름이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기저질환이 있거나 동맥경화가 진행 중인 고위험군의 경우, 겨울철은 그야말로 ‘시한폭탄’과도 같다. 질병관리청이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2011년~2020년 겨울철(12월~2월) 심뇌혈관질환 사망자는 총 10만3935명으로 집계되는 등 겨울철 사망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경향이다.

이에 최근 의료계에서는 혈관 내 노폐물을 직접적으로 관리하는 ‘혈관 정화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킬레이션(Chelation) 주사와 광양자 치료, 고압산소치료다.

●혈관 속 ‘녹’ 제거하는 킬레이션, 혈류 개선
일명 ‘혈관 청소 주사’로 불리는 킬레이션 요법은 EDTA(에틸렌 디아민 테트라 아세트산)라는 아미노산 복합체를 정맥으로 주입하는 치료다. 이 물질은 혈관 내벽에 쌓인 칼슘 플라크와 납, 수은, 카드뮴 등 유해 중금속과 결합해 소변으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내과 전문의 박승우 이담외과 원장은 “오래된 수도관에 녹이 슬면 물이 잘 흐르지 못하듯, 우리 혈관도 노화와 식습관으로 인해 칼슘과 중금속이 쌓여 딱딱해진다”고 설명한다.

킬레이션 치료는 미세 혈관의 혈류량을 증가시키고 혈관 내벽의 염증 반응을 줄여주기 때문에 협심증이나 말초동맥질환 환자들에게 보조적인 치료 요법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보인다. 실제 미국 국립보건원(NIH) 주관 대규모 임상시험(TACT)에서도 킬레이션 요법이 심근경색 재발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김현규 이담외과 원장

김현규 이담외과 원장

●‘피를 맑게’ 광양자 치료와 ‘숨통 트는’ 고압산소치료
혈액 자체의 퀄리티를 높이는 치료법들도 병행되고 있다. ‘포톤 테라피’로도 불리는 광양자 치료는 환자의 혈액을 일정량 채혈한 뒤, 특수 광선(UV)을 조사하여 다시 체내로 주입하는 방식이다.

혈관외과 전문의 김현규 원장은 “광양자 치료는 혈액 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백혈구의 기능을 활성화해 면역력을 높이는 원리”라며 “특히 적혈구의 산소 운반 능력을 개선하기 때문에 손발 저림이나 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동맥경화 초기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이어 “고농도의 산소를 체내에 공급하는 고압산소치료를 더하면 시너지가 난다. 대기압보다 높은 2~3기압의 환경에서 100% 산소를 흡입하게 하면, 용해형 산소가 혈장 속에 녹아들어 좁아진 모세혈관 끝까지 산소를 공급한다”며 이는 허혈성 통증을 완화하고 손상된 혈관 세포의 재생을 돕는다고 덧붙였다.

●전문의 진단 선행 필수, 보조 요법임을 인지해야
전문가들은 이러한 기능의학적 치료들이 분명 혈관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주류 치료의 대안이 아닌 보조 요법으로 접근해야 하며 맹신보다는 정확한 진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 원장은 “킬레이션 주사의 경우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며, 반드시 숙련된 의료진을 통해 환자의 상태에 맞는 용량과 횟수를 조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겨울철에는 야외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보온에 신경 써야 하며, 적극적인 혈관 관리 치료와 건강한 생활 습관을 통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돌연사를 예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