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도시개발공사 견인소, 무허가 건물 5~6동 수년간 사무실로 사용
■불법 단속하는 주체가 ‘불법 건축물’ 거점 삼아… 시민 공분
■시, 인지하고도 3개월째 방치… “공직기강 해이 심각” 비판

허가나 신고받지 않는 건물. 사진ㅣ고성철 기자

허가나 신고받지 않는 건물. 사진ㅣ고성철 기자



성남시(시장 신상진) 행정의 도덕 불감증이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불법 주차를 단속하고 차량을 견인하는 성남도시개발공사 견인사업소가 정작 본인들은 수년간 무허가 불법 건축물을 사무실로 사용하며 ‘내로남불’식 업무를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불법 사무실서 ‘법 집행’… 시민들 “누가 누구를 단속하나”
19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성남시 견인차량보관소 내에는 무허가 건물 5~6개 동이 설치되어 있으며, 견인사업소는 이를 수년째 사무실로 이용해 왔다.

문제는 단속의 주체인 성남시와 도시개발공사가 법을 어기며 행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차 위반으로 차량을 견인당한 시민들은 “불법을 저지르는 기관이 시민들에게만 엄격한 법 잣대를 들이대며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을 어떻게 납득하겠느냐”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 예산 증빙 없는 ‘유령 행정’… 신상진 시장 책임론 부각
성남시의 관리 부실 또한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 1월 초, 해당 사업소가 예산 증빙이나 공문서조차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이른바 ‘유령 행정’(본지 1월 9일 보도)을 펼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시는 현재까지 아무런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시는 이미 지난해 10월경 견인차량보관소의 불법 건축물 문제를 인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불법 사무실 점유 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신상진 시장이 취임한 지 3년 7개월여가 지났음에도 산하기관의 고질적인 불법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했거나 방치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 구멍 뚫린 행정 감시망… “개선 노력 중” 원론적 답변만
공직기강 해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성남시 행정의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단속 주체가 불법의 온상에서 업무를 보는 초유의 사태에도 감독 기관인 성남시는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성남시 담당 주무관은 “해당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되풀이했다.

행정 전문가들은 “불법 건축물에서의 업무 수행은 명백한 행정 절차법 위반이자 공권력의 정당성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즉각적인 시설 폐쇄와 함께 관리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성남ㅣ고성철 스포츠동아 기자 localkb@donga.com 


고성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