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IFA 월드컵 트로피. AP뉴시스
[스포츠동아 남장현 기자] 2026북중미월드컵 개막이 임박한 가운데 미국 호텔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미국 스포츠전문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최근 “월드컵이 임박한 시점에 미국 내 호텔비가 대폭 인하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월드컵 조추첨이 끝난 뒤 대회 공동개최국인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호텔비가 최대 300% 이상 급등했다는 보도가 나왔던 걸 감안하면 기이한 현상이다.
영국매체 파이낸셜 타임즈도 라이트하우스 인텔리전스의 데이터를 인용해 “경기 당일 기준 미국의 주요 개최도시 호텔과 리조트 객실요금이 종전 대비 33% 선이나 하락했다”는 리포트를 다뤘다.
매체들은 과하게 높게 책정된 경기 입장권과 폭등한 물가에 대한 우려, 전 세계로 점차 확산되는 ‘반미 정서’ 등을 이유로 꼽았다. 대회 기간 미국 방문객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이자 호텔비가 함께 하락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관광경제학 산업연구국장인 아란 라이언은 파이낸셜 타임즈에 “국제축구연맹(FIFA)이 책정한 입장권 비용이 너무 높고, 자유롭지 않은 미국 국경 통과에 대한 걱정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지속된 이란 전쟁으로 국제적 감정이 좋지 않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입장권 가격은 줄어들 기미가 전혀 없다. 4월 마지막 판매를 통해 월드컵 결승전 티켓이 최대 1만990달러에 판매됐는데, 이는 지난해 10월 판매 당시 나온 6370달러보다 70% 이상 폭등한 금액이다. 게다가 가격 제한이 없는 리세일 마켓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FIFA는 재판매가 이뤄질 때마다 30% 가량의 수수료를 부과해 굳이 티켓 재판매를 제한할 계획이 없다.
가격 인상은 티켓만이 아니다. 미국의 글로벌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뉴욕 펜 스테이션에서 매트라이프 스타디움까지 기차표가 월드컵 경기 당일엔 100달러 이상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일반 왕복 티켓이 12.9달러였으니 지나친 폭리가 아닐 수 없다. 식음료 및 주류 역시 인상이 불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경기장 좌석 확보가 곧 ‘실제 관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더욱 큰 문제는 미국의 아주 엄격한 입국 정책이다.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장관은 “월드컵 티켓이 미국 비자가 아니다. 미국 입국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미 여러 국가들을 입국 금지 명단에 올렸다. 이란은 물론, 코트디부아르와 세네갈, 튀니지, 알제리, 카보베르데 등도 부분적 제한을 받고 있다. 일반인들뿐 아니라 선수단조차 쉽게 입국할 수 없다. 미국은 현재 앞서 거론된 국가에서 온 이들에게 B-1, B-2 비자 발급 조건으로 약 1만5000달러의 보증금 납부를 요구하고 있고, 어쩌면 최대 50여개국 팬들이 같은 비용을 부담해야 할 수도 있다.
럭비공처럼 튀는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 행보로 인한 반미 정서도 관광객들의 미국 방문을 꺼리게 만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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