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올해 총 12건 국가문화유산 지정·승격 성과

국보로 승격 고시된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왼쪽)과 ‘영천 청제비’. 사진제공 ㅣ 경상북도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영천 청제비, 국보 승격

경상북도는 12월 19일 자로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과 ‘영천 청제비’가 국보로 승격 고시되는 등, 올해 총 12건의 문화유산이 국보·보물·국가민속문화유산 등으로 새롭게 지정 또는 승격됐다고 밝혔다.

특히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과 영천 청제비의 국보 승격은 역사적·학술적·예술적 가치를 국가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은 결과로, 경북이 보유한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고려시대에 조성된 석탑으로, 탑에 새겨진 190자의 명문을 통해 건립 시기와 조성 과정은 물론 당시의 사회상까지 확인할 수 있어 고려 석탑 편년의 기준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2단 기단 위에 5층 탑신과 상륜부로 구성된 이 석탑은 십이지신상, 팔부중상, 금강역사상 등 불교 교리를 체계적으로 표현한 독창적인 도상을 갖추고 있으며, 뛰어난 장엄 조식과 정제된 조형미가 돋보인다. 상층으로 갈수록 안정감 있는 비례를 이루는 구조는 고려 전기 석조 기술과 불교미술의 높은 수준을 잘 보여주며, 보존 상태도 매우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천 청제비는 신라 시대부터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청못(청제) 인근에 세워진 2기의 자연석 비석으로, 받침돌이나 덮개돌 없이 비문을 새긴 것이 특징이다. 비석은 청제축조·수리비와 청제중립비로 구성돼 있다.

536년 축조, 798년 수리, 1688년 중립 등 세 시기에 걸친 기록을 통해 자연재해를 극복해 온 토목 기술과 국가 차원의 제방 관리·보고 체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특히 신라 고유의 예스럽고 소박한 서풍을 계승한 서체와 비교적 양호한 판독 상태, 조성 이래 원위치 보존이라는 점에서 역사·학술적 가치가 매우 크다.

이번 지정으로 경북도는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 영천 청제비가 국보로, 안동 광흥사 응진전, 자치통감 권81~85, 천지명양수륙재의찬요 목판, 대방광원각수다라요의경 목판, 법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 목판, 치문경훈 목판 등이 보물로 지정됐다.

국가민속문화유산에는 안동 전주류씨 삼산고택, 예천 삼강나루 주막이, 명승에는 안동 고산정 일원이, 국가등록문화유산에는 칠곡 구 왜관성당 등 총 12건의 문화유산을 새롭게 지정 또는 승격하는 성과를 거뒀다.

김병곤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의 국보 승격은 경북 문화유산의 역사성과 예술성을 대내외에 알리는 중요한 성과”라며 “앞으로도 체계적인 보존·관리와 함께 도민과 국민 모두가 문화유산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도록 홍보와 활용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국보 승격을 통해 예천 개심사지 오층석탑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고려시대 불교 석조 문화유산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게 됐으며, 경북의 역사·문화적 자긍심을 높이는 핵심 문화유산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안동 ㅣ나영조 스포츠동아 기자 localdk@donga.com


나영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