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종합병원협회 “대학병원 편향 ‘의료질평가’ 개선해야”

22일 성명서 발표… “지역 완결의료 외면한 불공정 구조”
상급종합병원-지역병원 평가체계 분리 및 지역 가산제 확대 요구
정근 회장 “불공정 평가 지속되면 지역의료 붕괴 가속화될 것”

(사진제공=대한종합병원협회)

“현행 의료질평가는 수도권 대학병원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다. 지역에서 응급·중증 환자를 책임지며 필수의료의 보루 역할을 하는 종합병원들은 구조적으로 저평가받고 있다.”

사단법인 대한종합병원협회(회장 정근·온병원그룹 원장)가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정부의 의료질평가(QI) 제도 전면 개편을 강력히 촉구했다. 협회는 현행 제도가 대학병원 중심으로 설계돼 지역 완결형 의료를 수행하는 종합병원들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결과적으로 지역의료 붕괴를 가속화한다고 이같이 비판했다.

의료질평가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환자안전, 의료질, 공공성 등 6개 영역 54개 지표를 기준으로 병원을 평가해 지원금을 차등 지급하는 제도다.

협회는 “전공의 수련, 연구개발 등 대학병원을 전제로 한 지표들이 많아 지역 종합병원들이 불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지역 거점병원들이 응급실부터 수술, 중환자실까지 책임지는 ‘지역 완결의료’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평가에 반영되지 않아 재정적 불이익과 인력난의 악순환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협회는 ▲상급종합병원과 포괄2차병원(지역 중심 병원)의 평가체계 분리 ▲중증·응급 진료 책임도 및 지역 완결률 등 ‘역할 기반 지표’ 신설 ▲지역 의료 수행 병원에 대한 수가 가산 확대 ▲평가지표 설계 과정에 병원계 참여 보장 등을 요구했다.

정근 회장은 “의료질평가뿐만 아니라 지역수가제 도입, 응급진료 형사처벌 면책 등 제도적 뒷받침 없이는 지역 공공의료 강화는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며 “의료진이 떠나고 병원이 문을 닫는 지역이 늘어나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고 경고했다.

협회는 내년 초 관련 토론회를 열고 연구 용역을 추진하는 등 지역 의료계의 목소리를 모아 정부에 구체적인 개선안을 전달할 계획이다.

부산 | 김태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buk@donga.com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