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청 전경.  사진제공=박기현 기자

고흥군청 전경. 사진제공=박기현 기자




주민 대다수 찬성 및 병원 기능 약화에 따른 체계 개편 논의
도로·하수도부터 역사 보존까지 우리가 직접
고흥군이 국립소록도병원이 위치한 소록도 전체의 관리권을 보건복지부로부터 이양받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26일 고흥군과 의료계에 따르면, 현재 소록도는 섬 전체가 보건복지부 소속 국립병원 구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지자체의 일반적인 행정 지원과 시설 관리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특히 환자 수 급감과 고령화로 인해 병원 본래의 치료 기능보다는 노인성 질환 관리와 생활 복지 지원의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고흥군은 의료 구역을 제외한 생활 및 문화유산 구역의 관리권을 2028년까지 이관받는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일제강점기 아픈 역사가 담긴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주민들에게 보다 체계적인 도로·하수도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고흥군 관계자는 “소록도의 과거 아픈 역사를 온전히 보존하고 후세들에게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전문적인 관리가 필수적”이라며 “복지부와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합리적인 이관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밝혔다.

주민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국립소록도병원 원생자치회의 설문조사 결과, 주민의 약 80%가 고흥군의 관리 체계 편입에 찬성했다.

자치회 관계자는 “주민들이 완치 후에도 섬이라는 물리적, 행정적 장벽에 막혀 있었다”며 “지자체가 생활 인프라를 관리하게 된다면 지역사회와의 소통도 훨씬 원활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보건복지부의 정책 연구 용역 결과가 내년 3월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소록도 관리 체계의 역사적인 전환점이 마련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고흥|박기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hn@donga.com



박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