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과사는남자. 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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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돌풍에 설 연휴 관광객 5배 급증… 400만 관객의 발길 영월로
굽이치는 서강(西江) 너머 단종의 고혼(孤魂)을 깨우다
4월 단종문화제·정순왕후 선발대회 ‘기대’
삼면이 깊은 강물로 둘러싸이고 뒤편은 험준한 절벽으로 막혀, 마치 육지 속의 섬처럼 고립된 땅. 조선의 어린 임금 단종이 유배되어 “자규시(子規詩)”를 읊조리던 영월 청령포가 최근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역사적 핫스팟’으로 떠오르고 있다.

● 스크린의 여운, 서강의 물결을 따라 영월로 흐르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의 여운이 짙은 푸른 서강(西江)을 건너 청령포의 울창한 송림으로 이어지고 있다. 20일 영월군문화관광재단에 따르면,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의 흥행에 힘입어 이번 설 연휴 기간 청령포를 찾은 관광객은 총 1만 64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 방문객(2,006명)과 비교해 5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스크린 속에서 마주했던 비운의 왕, 단종의 숨결을 직접 느끼려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고요했던 유배지는 이제 영화의 감동을 현실에서 확인하는 ‘성지 순례’의 장소가 되었다.

● 400만 관객의 마음을 훔친 ‘왕과 사는 남자’, 지역 경제의 봄바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왕과 사는 남자’는 설 연휴를 포함한 닷새간 약 267만 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다. 누적 관객 417만 명을 돌파한 이 영화의 폭발적인 인기는 영월의 관광 지형을 바꾸고 있다.

관객들은 영화를 통해 단종의 비극적 생애와 그를 지키려 했던 충신 엄흥도 등의 넋에 공감하며, 그 역사의 현장인 청령포와 단종의 능인 장릉을 찾고 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가시지 않은 청령포 송림 사이로 흐르는 관객들의 행렬은 영월의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 4월, 단종의 고혼을 기리는 ‘제59회 단종문화제’의 서막
영월군은 이러한 ‘영화 특수’가 오는 4월 열릴 제59회 단종문화제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월 24일부터 26일까지 세계유산 장릉과 동강 둔치 일원에서 개최되는 이번 축제는 영화의 감동을 더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재현할 계획이다.

특히 축제의 백미인 ‘제26회 정순왕후 선발대회’는 단종의 비(妃)인 정순왕후의 지혜와 절개를 기리는 행사로, 현대적 기품을 갖춘 여성들이 참여해 전통의 미를 선보인다.

박상헌 영월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영화의 흥행 돌풍이 영월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그 어느 해보다 철저하고 감동적인 행사를 준비해 방문객들을 맞이하겠다”고 밝혔다.

영월 | 이충진 스포츠동아 기자 hot@donga.com


이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