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상수도 행정이 총체적 난맥상에 빠졌다. 사진제공|하남시

하남시 상수도 행정이 총체적 난맥상에 빠졌다. 사진제공|하남시



반복되는 주의·시정…그러나 책임자는 보이지 않는다
하남시 상수도 행정이 총체적 난맥상에 빠졌다. 10년간 특정 업체들이 대행 사업을 독점해온 정황이 드러난 데 이어, 나라장터를 거치지 않은 ‘꼼수’ 수의계약, 심지어 공무원의 실수로 발생한 연체료를 시민의 혈세로 메꾸는 황당한 행태까지 확인됐다. 지난 2월 23일 공개한 2025년 종합감사에서 드러난 11건의 부적정 사례는 하남시 상수도과가 사실상 감시와 견제가 작동하지 않는 ‘행정의 사각지대’였음을 방증한다.

●‘말뿐인 공개모집’… 10년 넘게 이어진 ‘그들만의 리그’
가장 뼈아픈 지점은 상수도 대행업자 지정 방식이다. 하남시는 2015년 이후 3개 업체를 10년 넘게 유지해왔다. 형식은 ‘공개모집’이었으나 결과는 늘 ‘기존 업체’였다. 특히 연간 수억 원이 투입되는 사업의 평가를 외부 전문가 없이 내부 담당자 2명이 밀실에서 진행했다는 점은 ‘특혜 시비’를 넘어선 유착 의혹을 불러일으킨다. “심사위원이 누군지 뻔히 아는 상황에서 경쟁이 성립될 리 없다”는 업계의 지적이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나라장터 패싱하고 ‘꼼수’ 수의계약… 법 위에 군림한 행정
현행법은 투명성을 위해 2천만 원 초과 계약 시 반드시 지정정보처리장치(나라장터)를 이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상수도과는 이를 무시하고 특정 업체와 단순 비교견적만으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공정 경쟁을 원천 차단하는 행위로, 특정 업체에 일감을 몰아주기 위한 ‘고의적 위법’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짙다. 법령을 정면으로 위반한 계약 행정은 단순 행정지도로 끝낼 사안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높다.

●내 돈이면 그랬을까? ‘혈세로 연체료 막고 포인트는 꿀꺽’
상수도과의 도덕적 해이는 회계 집행에서 정점을 찍는다. 행정 착오로 발생한 137건의 연체료를 담당 공무원의 사비가 아닌 ‘시 예산’으로 대납했다. 또한 공용 카드를 사용하며 쌓인 유류 포인트 수십만 원을 세입 조치하지 않고 방치했다. 시민의 혈세를 관리해야 할 공무원들이 오히려 세금을 ‘눈먼 돈’으로 여기며 사적으로 유용한 꼴이다.

●무너진 안전과 채용 질서… ‘시스템의 붕괴’
안전과 직결된 공사 현장 15곳에서는 품질시험계획서조차 없이 공사가 진행됐다.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를 가릴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갖추지 않은 채 땅을 파헤친 것이다. 채용 또한 마찬가지였다. ‘고령자 우선직종’이라는 핑계로 적격성 검토 보고도 없이 특정인을 반복 채용했다. 이는 공정 채용을 명시한 하남시 규정을 무력화한 ‘현대판 음서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몰랐다면 무능, 알았다면 공범”… 수사기관의 칼날 향하나
전문가들은 하남시의 이번 감사 결과를 ‘부패의 전조 현상’으로 규정한다. 독점 구조, 절차 위반 수의계약, 예산 대납 등이 한 부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나온 것은 우연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역 시민사회는 “단순 주의·시정 조치는 면죄부 주기”라며 분노하고 있다. 특히 자치단체장의 관리 책임론과 함께, 유착 의혹이 짙은 계약 건에 대한 검찰 및 경찰의 엄정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하남시가 이번에도 ‘제 식구 감싸기’식 징계로 일관한다면, 하남시 행정에 대한 시민의 신뢰는 회복 불가능한 수준으로 추락할 전망이다.

하남|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 localcb@donga.com


장관섭 스포츠동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