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임시 상징물(CI) 디자인 공모전이 진행되는 가운데 ‘예산 공백’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하면서 지역 사회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제공=전남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임시 상징물(CI) 디자인 공모전이 진행되는 가운데 ‘예산 공백’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직면하면서 지역 사회 분노가 확산되고 있다. 사진제공=전남도




573억 원 깎고 1000억 원 대출청구서 내민 정부
표지판 교체부터 전산망까지 올스톱 위기… 중앙 눈치만 보는 지역 정치권에 민심 폭발
오는 7월 1일 역사적인 출범을 앞둔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통합 준비 예산을 한 푼도 확보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예산 공백 사태에 직면했다.

전라남도와 광주시가 성공적인 통합을 위해 요청한 예산 573억 원이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데 이어, 행정안전부가 별도로 요구한 170억 원 규모의 필수 예산마저 모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예산은 정보시스템 통합과 통합의회 리모델링을 비롯해 1만6000여 개에 달하는 도로 및 안내표지판 교체, 공인과 공부 일원화, 공공시설물 정비, 자치법규 정비 등 출범을 위한 필수 기반 사업에 쓰일 예정이었다.

당장 실무 작업이 지연되면서 통합특별시 출범 직후 주민등록 등초본 발급이나 지방세 부과, 복지서비스 지급 등 가장 기본적인 대민 행정 서비스 전반에 큰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역 사회의 비난이 거세지자 정부는 뒤늦게 국비 직접 지원 대신 공공자금관리기금을 통해 약 1000억 원을 대출해 주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이는 사실상 지방자치단체에 빚을 떠안기는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이 거세다.

천하람 개혁신당 원내대표는 “통합은 밀어붙이면서 비용은 빚으로 해결하라는 것은 책임 회피”라며 “정부는 졸속 통합 추진을 반성하고 구체적인 지원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민심 역시 차갑게 식어가고 있다. 그동안 국가 균형발전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면서 정작 필수 예산조차 주지 않는 정부의 태도에, 과거 약속했던 대규모 재정 지원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하고 있다.

한 지역민은 “20조 원 지원을 약속했던 정부가 정작 출범 직전 필수 비용조차 외면하고 있는데 과연 지켜지겠는지 의문”이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상황이 악화하고 있음에도 지역 국회의원들이 중앙정부 눈치만 살피며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정치권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현재 전남도와 광주시는 급한 대로 142억 원 규모의 예비비를 투입해 준비를 이어가고 있지만, 필요 예산에는 턱없이 부족해 두 달여 남은 통합 출범 준비에 짙은 먹구름이 끼었다.

전남|박기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hn@donga.com


박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