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손석구가 직접 자신을 향한 학교 폭력(약칭 학폭) 의혹을 전면 분인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손석구는 9일 인스타그램 계정에 “꼭 나누고 싶은 말이 있어 계정을 복원했다. 먼저 이 글은 그 누구 의견도 아닌 나 개인 의지를 담아 직접 작성했음을 알린다. 잠시 시간 내어 읽어주면 정말 감사하겠다”고 운을 뗐다.
손석구는 “지난달 31일 트위터를 통해 나에 대한 학폭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다. 내용을 본 분들이라면 알겠지만 (못 보신 분들을 위해 트위터 전문은 따로 캡처해 올려 두겠다) 근거도, 피해자도 명시하지 않은 익명의 글에 굳이 ‘나는 그런 적 없다’와 같은 반박 설명까지는 하지 않겠다. 적어도 나 자신은 내가 자라온 환경을 알며, 나를 키워 주신 ‘부모님께 떳떳하다’는 말 정도만 전하고 본론으로 넘어가겠다”고 적었다.
손석구는 “바로 다음날부터 올라오는 기사 양에 사실 여부를 떠나 위축되는 자신을 느꼈다. 비방과 조롱 섞인 글들, 어색해진 대인관계에서 오는 위축도 있었지만, 어느새 ‘이런 오해를 받는 데는 내게도 잘못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하는 스스로에게 가장 위축됐다. 그리고 이건 뭔가 한참 잘못됐고 느꼈다”고 썼다.
손석구는 “온라인 여론이 곧 힘이 된 시대에서 익명이 던지는 몇 글자는 때론 번호판 없는 뺑소니 차와 같다. 무책임한 글이 난무해 온라인 공간이 점점 오염되고, 막상 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의 호소마저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게 된다면, 그 책임은 쉽게 말하고 쉽게 믿는 우리 모두에게 있을 거다. 말한 트위터 글이 나 개인 일인 동시에 우리가 한번쯤은 고민해 봐야 할 사회적 문제이다. 때문에 그냥 넘어가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한 이유”라고 이야기했다.
손석구는 “그리고 오늘(2021년 9월 9일), 구체적인 자료를 수집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결과가 나오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문제 의식에 공감하시는 분들은 관심있게 지켜 봐 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달 31일 온라인상에서는 손석구 학폭 의혹이 처음 제기됐다. 누리꾼 A 씨는 SNS를 통해 ‘손석구의 학교 폭력을 고발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A 씨는 자신이 손석구 학폭 가해 목격자라고 서술하며 대전 한 중학교 재학 시절을 이야기했다. 손석구가 당시 학폭 가해 무리 중 한명이었다고.
A 씨는 “손석구는 힘이 약한 상대만 골라서 괴롭혔다”며 “피해자들 목을 조르거나 뒤통수를 때리고, 실내화를 벗어 때렸다”고 주장했다. 피해자가 저항하다가 손석구 심기를 건드려 더 심한 보복을 당했다고도 주장했다. 특히 손석구가 학폭 가해를 일삼던 당시에는 학교폭력방지법도 존재하지 않았다고. 또한, 당시 피해자들이 학폭 피해를 알렸지만, 학교에서 관련 사실을 은폐했다고도 A 씨는 주장했다.
A 씨는 “중학교 때 손석구가 처벌받지 않은 이유도 짐작할 수 있다”며 “해당 사건으로 받은 충격과 목격자로서 피해자에게 도움을 주지 않고 방관만 했던 것 때문에 마음의 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TV에 등장한 손석구를 보고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방관자가 되지 않기 위해 이 글을 쓴다”고 폭로 목적을 밝혔다.
이에 대해 당시 소속사 샛별당엔터테인먼트는 동아닷컴에 “온라인상에서 제기된 손석구 과거 학폭 의혹은 사실무근이다. 현재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9일 소속사와 손석구는 A 씨를 고소했다. 이에 따라 진실은 이제 수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한편 손석구는 2017년 넷플릭스 시리즈 ‘센스8’ 시즌2로 데뷔해 드라마 ‘마더’. ‘슈츠’, ‘60일, 지정생존자’, ‘멜로가 체질’ 등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시리즈 ‘D.P.’를 통해 자신만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 다음은 손석구 SNS 전문
꼭 나누고 싶은 말이 있어 인스타 계정을 복원하였습니다. 먼저 아래의 글은 그 누구의 의견도 아닌 저 개인의 의지를 담아 직접 작성하였음을 말씀드립니다. 잠시 시간 내어 읽어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8월 31일 트위터를 통해 저의 학교 폭력을 고발하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내용을 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못 보신 분들을 위해 트위터 전문은 따로 캡쳐 하여 올려 두었습니다.) 근거도, 피해자도 명시하지 않은 익명의 글에 굳이 "나는 그런 적 없다."와 같은 반박 설명까지는 하지 않겠습니다. 적어도 저 자신은 제가 자라온 환경을 알며, 저를 키워 주신 부모님께 떳떳하다는 말씀 정도만 드리고 본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바로 다음날부터 올라오는 기사의 양에 사실 여부를 떠나 위축되는 자신을 느꼈습니다. 비방과 조롱 섞인 글들, 어색해진 대인관계에서 오는 위축도 있었지만 어느새 '이런 오해를 받는 데는 내게도 잘못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자신을 의심하기 시작하는 스스로에게 가장 위축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건 뭔가 한참 잘못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온라인 여론이 곧 힘이 된 시대에서 익명이 던지는 몇 글자는 때론 번호판 없는 뺑소니 차와 같습니다. 무책임한 글들이 난무하여 온라인 공간이 점점 오염되고, 막상 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의 호소마저 양치기 소년 취급을 받게 된다면 그 책임은 쉽게 말하고 쉽게 믿는 우리 모두에게 있겠죠. 말씀드린 트윗이 저 개인의 일인 동시에 우리가 한번쯤은 고민해봐야할 사회적 문제이며, 때문에 그냥 넘어가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이유입니다.
그리고 오늘 (2021년 9월 9일), 구체적인 자료들을 수집하여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하였습니다. 결과가 나오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문제의식에 공감하시는 분들은 관심있게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