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할 말 할래요 - '전'효진 기자가 아낌없이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코너
그룹 엔하이픈이 무식함을 무기로 또 말실수를 했다. 이정도 경솔함이면, 대본 없이는 말하지 못하게 신비주의로 팀의 방향성을 바꿔야할 듯하다. 지난 10일, 멤버 제이는 팬 소통 플랫폼을 통해 멤버 성훈과 생방송을 하던 중 한국사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전했다.
성훈이 “예전에는 역사가 재미없고 싫었는데 요즘 한국사가 재밌다”고 고백하자 제이는 “나는 세계사. 솔직히 한국사는 학교 공부로 어느 정도 배워서”라며 "내가 역사 공부를 좋아하는데 한국사는 정보량이 그렇게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성훈이 “정보량이 많다. 역사를 하나하나 다 기록해놨다”라고 제이의 발언을 수습하려고 했지만, 제이는 “그건 맞지. 그런데 그냥 몇 주 공부하거나 싹 훑어보면 너무 빨리 끝나버린다. 단편 소설 같은 느낌”이라고 실언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은 (역사가) 정말 끝도 없다. 내가 별의별 나라 역사를 다 봤는데 다른 나라들은 그냥 계속 끝이 없다. 한국은 발해 전에 한 번에 쑥 지나갔다가 삼국시대 되고 조금 있는 것"이라며 "그 전에는 훅 지나간다. 내가 공부할 때 ‘생각보다 왜 빨리 끝났지’ 느낌을 많이 받았다”라고 자신의 주장을 펼쳤다.
제이는 미국 이중국적자인 검은 머리 외국인이지만 초-중-고 교육 과정을 모두 한국에서 치렀다. 역사적 지식이 서툰 건 죄가 아니지만, 한반도 역사를 '단편소설'이라 칭하며 개인의 의견을 수많은 각국 팬들이 시청하고 있는 방송에서 사실인냥 평가절하한 태도는 경솔 그 자체였다.
지적이 잇따르자 제이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이유가 어찌 됐든 팬 여러분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는 부분에서 진정성을 의심받으며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
엔하이픈의 경솔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리더 정원은 2021년 팬미팅을 앞두고 진행한 생방송에서 "내일 오시는 분들 중 수능 보고 오신 분들도 있겠다. 수능 다음날이니 수능 잘보고 나서 오시면 되겠다"는 한 멤버의 말에 "그런데 수능 다음날 팬미팅 오시는 거면 잘 보시지 못하시지 않았겠냐"라고 반문했다. 이에 다른 멤버들이 "왜?" "무슨 소리야?"라고 당황해했다. '팬미팅을 관람하러 오는 자신의 팬은 수능을 못 봤을 가능성이 있다'는 식의 팬심도 민심도 잡지 못한 말로 결국 정원은 "수험생 분들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 말에 대해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 밖에, 정원은 상식 논란에도 휩싸인 바 있다. '여행 가고 싶은 나라'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제이크가 "나는 유럽을 한 번도 안 가 봤다"라고 하자 정원이 "나는 유럽 딱 한 번 가봤다. 미국도 유럽이죠?"라고 답한 것. 이를 두고 온라인에선 '기본 상식이냐, 아니냐'를 두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런데, 상식을 논하기 전에 알아야 할 중요한 사실은 엔하이픈은 '미국' 빌보드 차트 순위권에 드는 그룹이라는 점이다. 자신들이 '어느 나라' 차트에서 호성적을 거뒀는지도 모르는데 활동은 왜 할까.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