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선수들이 9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개막 전 우려된 높이문제를 딛고 5연승을 달리며 흥국생명과 치열하게 선두를 다투고 있다. 사진제공|KOVO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은 ‘도드람 204~2025 V리그’ 우승후보 1순위다. 지난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했고, 비시즌 경남 통영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걱정이 앞섰다. 아시아쿼터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을 거치는 동안 경쟁 팀들의 높이가 강화된 반면, 현대건설은 이렇다 할 전력보강이 없었던 여파다.
특히 모마(카메룬·184㎝), 위파위(태국·174㎝), 정지윤(180㎝), 고예림(177㎝), 고민지(173㎝) 등 날개 공격수들의 높이가 낮다는 점이 우려됐다. 안정적 조직력을 갖췄지만 부키리치(세르비아·198㎝)와 표승주(182㎝)가 가세한 정관장, 빅토리아(우크라이나·191㎝)를 영입한 IBK기업은행, 아시아쿼터 자원 와일러(호주·194㎝)를 지명한 GS칼텍스보다 높이에서 열세로 평가받았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강 감독은 “공격수들의 높이가 낮아 걱정이다. 다른 팀들의 평균 신장이 두드러지게 높아 연습경기부터 적잖은 위협을 느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개막 첫 경기부터 높이에서 열세를 보이며 우려가 현실이 되는 듯 했다. 지난달 1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1라운드 첫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는데, 블로킹 득점(5점)과 유효 블로킹(22개) 모두 흥국생명(12점·25개)에 밀리며 무너졌다.
그러나 현대건설엔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이 있었다. 지난 시즌 우승 멤버 대다수를 지키며 조직력을 유지한 게 주효했다. 손발이 잘 맞은 덕분에 현대건설은 10일 현재 5승1패, 승점 14로 2위를 달리며 1위 흥국생명(5승·승점 15)과 치열한 선두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공격 성공률(43.01%)과 세트당 블로킹(2.500개) 모두 기대이상으로 높아 향후 전망이 밝다. 세터 김다인과 리베로 김연견의 건실한 플레이가 1라운드 내내 뒷받침 된 덕분이다. 높이 역시 미들블로커(센터) 양효진과 이다현이 각각 세트당 블로킹 0.625개와 0.792개로 분발하며 우려를 줄여줬다.
지금의 기세라면 흥국생명과 언제든지 자리를 맞바꿀 수 있다. 강 감독은 “기복을 줄인다면 우리의 강점인 조직력을 살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