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방송된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3(이하 ‘고딩엄빠3’)’ 2회에서는 네 살 된 아들을 홀로 키우고 있는 권담희가 출연해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는 한편, 과거 ‘학폭 피해’로 생긴 트라우마와 우울증을 털어놓으며 맞춤 상담을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은 2.7%(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2부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권담희의 새 출발을 향한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먼저 권담희의 사연이 재연드라마 형식으로 소개됐다. 고등학교 1학년 시절 학교폭력에 시달렸던 권담희는 친구의 소개로 동아리에 들어갔다. 이후 동아리 선배를 짝사랑했지만 거절당한 후, 자신의 연애 상담을 해주던 남자 선배의 고백으로 자연스레 사귀게 됐다. 그러다 고2 때 임신 사실을 알게 됐고, 부모님의 반대에도 아이를 낳았다. 이후 두 사람은 권담희이 부모님 집에 얹혀살며, 육아까지 의존했으나 결국 강제 분가를 당했다. 고된 육아 때문에 부부의 갈등은 갈수록 심해졌고, 급기야 남편은 집을 나갔다. 그러다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발견한 권담희가 급히 병원으로 뛰어가면서 재연드라마는 끝이 났다.
잠시 후, 권담희와 4세 아들 보경이의 일상이 공개됐다. 두 모자의 집은 현관부터 쓰레기가 잔뜩 쌓여 있었으며, 집 내부는 한 눈에 봐도 청결 상태가 좋지 않았다. 엄마 품에서 눈 뜬 보경이는 홀로 방에서 탈출(?)한 뒤, 신나게 뛰어놀았다. 이에 대해 권담희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생후 10개월쯤 (보경이에게) 심정지가 왔었는데, 당시 뇌혈관이 좁아지는 모야모야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두 번의 뇌수술을 진행했고, 현재는 잘 이겨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권담희는 아침 식사로 배달 음식을 주문했다. “얼마 전 이사 와서 냄비가 없다”며 설렁탕을 주문해 아들과 함께 먹었으며 이후 보경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줬다. 집으로 돌아온 뒤, 권담희는 곧장 바닥과 한 몸이 되어 휴대폰을 보다가 잠이 들었다. 이를 본 MC 박미선은 “당장 쓰레기라도 버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답답해했다.
휴식 후, 권담희는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 이후 보경이를 데리고 와서 병원에서 영유아 검진을 받았다. 검진 결과, 보경이는 소근육, 인지, 언어, 자주성, 사회성 발달이 모두 또래의 5% 미만으로 나타났다. 담당의는 “보경이가 병원 생활을 오래 하면서 발달 시기를 놓쳤을 것”이라면서도 “영상 시청이 언어발달에 방해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집에 돌아온 권담희는 보경이의 기저귀를 사들고 온 친언니의 모습에 반가워하는 한편, 영유아 검진 결과를 들려줬다. 친언니는 “(보경이에게) 말을 많이 걸어주고, 책을 읽어줘라”고 조언했다. 권담희가 “나도 그러고 싶은데, 집에만 있으면 무기력해진다”며 과거 ‘학폭 트라우마’로 인해 현재도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음을 고백했다.
며칠 뒤 권담희는 친언니의 도움으로 심리상담 센터를 찾았다. 검사 결과, 권담희는 자립심이 상당히 떨어지고 우울감이 심한 상태로 확인됐다. 심리상담가는 “평생 가족에게 의존하고 살 수는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변하지 않는다. 알을 깨야 하는 건 스스로의 몫”이라고 말했다. 상담 후 권담희는 굳은 결심을 한 듯, 처음으로 자발적으로 집안 청소를 했다.
그러던 중 권담희의 친정엄마가 방문했다. 권담희의 친정엄마는 딸이 직장을 그만두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 소식에 내심 속상해했고, 딸의 무기력한 모습을 지켜보다가 결국 눈물을 쏟았다. 이에 박미선도 “방송을 떠나 너무 예쁜 나이에 왜 그러고 사는지 속상하다”며 오열했고, “아들을 위해서라도 달라져야 한다”고 애정 어린 쓴소리를 했다. 권담희는 창고처럼 방치돼 있던 보경이의 방을 친정엄마와 함께 열심히 치웠으며 보경이는 전보다 넓어진 방 상태에 행복해했다.
3MC와 패널들은 “본인의 몸과 마음을 추스르는 게 시급하다”, “각성 수준을 조절해야 한다” 등 권담희를 위한 조언을 이어갔다. 마지막으로 권담희는 친정엄마에게 “못난 딸이어서 미안하고, 앞으로 예쁜 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영상 편지를 보내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그런가 하면 방송 말미에는 시즌2에 출연했던 고딩엄마 김예진의 후일담이 공개됐다. 촬영 당시 아들 리안이의 안구암 투병을 고백해 안타까움을 안겼던 김예진은 “방송 후 리안이에게 또 다른 암세포가 발견돼 결국 안구 적출을 하게 됐다. 하지만 리안이가 수술을 잘 이겨내 현재 살이 3kg나 찌고, 항암치료 종결 판정도 받았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어 “그동안 잘 견뎌줘서 고맙다”며 아들을 바라봤는데, 리안이가 밝은 표정으로 ‘하이파이브’를 해 훈훈한 엔딩을 장식했다.
한편 MBN ‘고딩엄빠3’는 매주 수요일 밤 10시 20분 방송된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