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원주종합체육관을 찾은 팬들이 DB-SK전 막판 심판들에게 야유를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KBL
원주 DB-서울 SK의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2라운드 경기가 열린 12일 원주종합체육관. 경기 막판 판정과 관련해 어수선한 상황이 연출됐다.
경기 종료 1분2초 전 SK 자밀 워니가 리바운드를 잡았다. DB 김영현이 이를 가로채려다 파울을 지적받았다. DB는 파울 챌린지를 요청했지만, 결과는 바뀌지 않았다. 경기장 내 전광판의 영상으로는 김영현의 파울 여부가 명확하게 보이지 않았다. 자체 영상까지 확인한 심판진은 “김영현의 파울은 유지된다. SK에 자유투 2개를 준다”고 설명했다. 장내가 술렁였다. DB 벤치가 작전타임 이후 항의했지만, 결과는 그대로였다.
경기는 재개됐고, 종료 직전 또 애매한 장면이 나왔다. 이번에는 반대였다. DB 김시래가 리바운드를 잡았고, SK 워니가 스틸을 시도하며 두 팔을 뻗었다. 볼을 다투던 김시래는 뒤로 넘어졌다. 파울을 지적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야유가 쏟아졌고, SK는 공을 잡아 재빠르게 공격을 성공시켰다. 이에 김주성 DB 감독은 강하게 어필했고, 테크니컬 파울이 잇달아 선언돼 퇴장당했다. 관중의 야유는 거세졌고, 코트에는 물병까지 날아들었다. DB 구단 관계자들도 코트로 나왔다.
김영현의 파울은 정심으로 결론이 났다. 김영현이 오른팔로 워니의 팔목을 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확인됐다. 그러나 2번째 장면은 오심으로 보인다. 온라인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워니의 왼손이 김시래의 팔목으로 향한다. KBL 경기본부는 “김시래와 워니의 영상을 확인했다. 심판의 위치에선 명확하게 볼 수 없었던 것 같다”며 오심이 있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판정의 정확성도 문제지만, 심판들의 경기 운영에 아쉬움이 남는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선 각 벤치에서 파울 챌린지를 신청하면 영상을 다각도로 확인한 뒤 심판진이 최종 판정에 대해 매우 자세히 설명한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이해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DB-SK전을 운영한 심판들은 간략하게 최종 결과만 언급했다. 경기장 전광판의 영상을 본 팬들은 수긍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팬들도 흥분하고, DB 벤치도 격양됐다. 이런 분위기에서 경기가 재개되고, 또다시 애매한 상황이 연출되면서 험악한 분위기까지 연출되고 말았다. 심판진이 더 신경 썼어야 하는 대목이다.
이런 부분은 앞으로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KBL은 팬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모든 부분에서 함께 호흡하고,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판정의 정확도와 일관성을 갖추는 것은 물론이고, 경기장 내에서도 팬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어야 한다. 지금보다 낮은 자세로 더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DB 김주성 감독(가운데)이 12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벌어진 SK와 홈경기 막판 판정에 강하게 항의하자, 선수들이 말리고 있다. 김 감독은 테크니컬 파울 2개를 잇달아 받고 퇴장당했다. 사진제공|KBL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