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벤지 포르노·몰카’ 웹하드 황제 양진호, 아내도 폭행 충격 (블랙)[TV종합]

입력 2023-04-02 10:0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2018년 갑질을 비롯한 각종 가혹행위와 범법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웹하드 황제’ 양진호의 과거와 오늘이 공개됐다.

1일 방송된 채널A 범죄다큐스릴러 ‘블랙2: 영혼파괴자들’은 웹하드 업계 1, 2위를 다투던 양진호 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 관점에서 시작됐다.
양진호는 면접 당시부터 충성테스트에 가까운 발언, 과도한 복장제한, PPT 발표 중인 직원에게 BB탄 발포 등 기묘한 짓을 일삼았다. 거기다 회식에서는 화장실도 금지한 채, 밑에 둔 양동이에 토하라는 어이없는 요구도 서슴지 않았다. 또한, 직원을 억지로 형광색 머리로 염색시키거나, 아픈 부위에 거머리를 붙이는 기행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양진호에게 반론을 제기한다면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해고당하기 일쑤였다. 사내 MT에선 살아있는 닭을 사냥용 활과 도검으로 직접 죽여 백숙으로 만드는 등 잔인한 행태도 계속 보였다.

자신의 작은 왕국 안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던 양진호 만행은 2018년, 사무실에서 양진호가 ‘전 직원’을 데려다 뺨을 수 차례 내려치며 무릎 꿇은 피해자의 머리를 가격하는 충격적인 장면이 온라인에 퍼지며 드러났다. 영상 속 피해자는 퇴사 후 고객 게시판에 ‘양진호’라는 이름으로 수고한다는 취지의 게시글을 올렸다. 이를 본 양진호 측은 피해자의 IP를 추적, 작성자를 특정해 집요하게 불러냈다. 그는 사실 직원들의 휴대전화에 도청프로그램을 깔아 70여 명의 10만 건이 넘는 정보를 저장하며 ‘관리자 페이지’에서 모든 것을 감시할 정도로 의심과 집착이 심했다. 알고 보니 그는 앞서 불법 음란물 유통을 통해 큰 돈을 번 뒤 구속당했고, 출소 이후부터 ‘직원들의 배신으로 구속된 것’이라는 믿음 때문에 직원들에게 더욱 가학적인 감시 행위를 하게 됐다.


또 양진호는 유명한 ‘대학 교수 구타 사건’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양진호 부인의 대학 동기였던 해당 교수는 두 사람의 불륜을 의심한 양진호에게 불려가 무참히 구타를 당했다. 또 양진호는 자신의 부인에게도 코뼈가 내려앉을 정도로 폭행을 가해, 이혼소송에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대학 교수 구타 사건’을 통해 협박으로 ‘가짜 불륜 증거’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이 건을 바탕으로 양진호 전 부인은 ‘유책 배우자’가 되어 세 아이의 친권을 박탈당하고 양육비까지 지급하게 됐다.

그런 가운데 양진호에게 직원으로 고용된 ‘헤비 업로더’들은 저작권료 없이 다운로드 당 순이익만 올리는 ‘리벤지 포르노’, ‘몰카’(불법 촬영물)를 비롯한 불법 음란물을 유통시켰다. 양진호는 다운로드 1건당 소정의 이익금을 업로더에게 분배하는 시스템까지 구축하며 적극적으로 이를 독려했다. 업로더가 양심에 따라 거절을 하면 해고 후, 횡령 혐의까지 덮어씌워 긴 소송으로 집요하게 괴롭혔다. 그의 기행은 점점 심해져서, 정체불명의 스님과 함께 ‘금괴’를 찾는다며 ‘관상이 좋은’ 직원에게 “100톤의 금괴를 찾기 전까지는 사무실로 돌아오지 말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직원들이 수 년간 양진호의 불법적인 행위와 갑질을 당하면서도, 이 사실이 밖으로 새어나가는 일 없이 기행에 가담하게 된 이유로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 교수는 ‘학습된 무기력’을 꼽았다.

양진호의 기행은 로봇 회사를 설립하기에 이르렀다. 국내 기술로 이뤄진 직립보행 로봇 ‘메소드2’를 발표하며 글로벌 기업 CEO의 이 로봇 탑승 영상까지 공개되자, 그는 순식간에 로봇 사업의 선구자로 탈바꿈됐다. 그는 불법 영상을 업로드하는 웹하드 회사의 CEO에서 ‘대통령’을 꿈꾸는 야망남으로 거침없이 나아갔다.

그러나 직원들 사이에서 드디어 내부 고발자가 나타났다. 우려와 다르게 내부 고발자의 폭로 덕분에 며칠 만에 40명의 수사팀이 만들어질 정도로 적극적인 대응이 이어졌다. 구속 이후 마지막까지 양진호는 직원들에게 보상을 빌미로 대신 혐의를 뒤집어 씌우길 원했다. 하지만 직원들의 비협조 속에 9건의 혐의로 재판을 받았고, 5년 형이 선고되었다. 올해 양진호의 불법 성범죄 영상 유포에 관한 재판이 시행됐으나, 검찰의 요구에 비해 터무니없는 5년 형만을 구형받았다. 거기다 현재 양진호의 두 회사도 연 매출 200억 원을 넘기고 있으며, 양진호가 이혼 후 새롭게 결혼한 배우자가 실질적인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양진호와의 갑작스러운 혼인신고로 배우자가 된 사람은 해당 회사의 ‘과장’ 출신으로, 양진호에게 불리한 증언을 한 직원들을 줄줄이 해고했다. 이에 “현재는 회사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양진호 말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