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HD가 K리그1 3연패 및 통산 5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 홈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둔 뒤 우승을 자축하는 모습.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HD가 K리그1 3연패 및 통산 5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울산은 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6라운드 홈경기에서 강원FC를 2-1로 꺾었다. 루빅손(스웨덴·전반 36분)과 주민규(후반 9분)의 연속골에 힘입어 이상헌(후반 15분)이 1골을 만회한 강원을 제압했다. 20승8무8패, 승점 68의 울산은 이로써 2위 강원(18승7무11패·승점 61)과 격차를 승점 7로 벌리며 남은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우승을 확정했다.
2019~2021년 ‘3연속 준우승’에 그치며 우승과는 인연이 멀어 보였던 울산이지만, 이제는 3연패를 달성하며 ‘왕조’로 거듭났다. 1993~1995년 일화 천마, 2001~2003년 성남 일화(이상 현 성남FC), 2017~2021년 전북 현대에 이어 K리그 3연패를 달성한 구단으로 당당히 우뚝 섰다.
경쟁자들의 숱한 견제를 이겨내며 기어이 정상에 올랐다. 여름이적시장을 전후로 사령탑과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라는 큰 위기를 맞았지만,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해 극복한 끝에 또 한번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7월은 일대 고비였다. 홍명보 전 감독이 갑작스레 축구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팀을 떠났다. 홍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던 당시 울산은 3위(승점 39·11승6무5패)에 그치며 좀처럼 선두 도약의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마틴 아담(헝가리·아스테라스 트리폴리스), 원두재(코르파칸클럽) 등의 이적까지 겹치면서 우승을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울산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김판곤 전 말레이시아대표팀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고, 그가 강조한 ‘주도하는 축구’를 완성하기 위해 힘을 실어줬다. 원두재의 대체자로 정우영을 수혈했고, 마틴 아담이 떠난 자리는 야고(브라질)와 아라비제(조지아) 등을 데려와 메웠다. 윙포워드 윤일록을 풀백으로 변신시켜 설영우의 빈자리를 채우는 ‘묘수’도 꺼냈다.
울산의 선택은 주효했다. 김 감독 부임 후 울산은 6승1무1패, 승점 19를 쓸어 담으며 우승 경쟁에서 앞서나갔다. 김 감독이 울산의 느린 공격 전개와 무뎌진 빌드업 체계를 단기간에 재정비한 데 이어 리더십 공백에 따른 어수선한 분위기 또한 깔끔하게 수습한 덕분이다.
1996년 울산의 첫 우승 당시 선수로 뛰었던 김 감독은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선수와 감독으로서 모두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그는 “지난 26년간의 지도자 생활을 돌아보면 지하 10층에서 시작해 여기까지 올라온 것 같다. 울산에서 불러주셔서 감사하다”며 “사실 괜히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는 후회도 했었지만, 선수들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감격에 겨운 소감을 밝혔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