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대한축구협회는 28일 9월 유럽 원정 2연전에 참가할 축구국가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은 9월 8일(한국시간) 영국 카디프에서 웨일스를 상대한 뒤 13일 뉴캐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맞붙는다.
새로 발탁된 선수들이 눈에 띈다. 김준홍(김천 상무), 김지수(브렌트퍼드), 이순민(광주FC)이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또 주전 센터백 조합인 김영권(울산 현대)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돌아왔고, 강상우(베이징 궈한), 이동경(울산), 양현준(셀틱)도 오랜만에 대표팀에 승선했다.
하지만 기대보다 우려가 앞선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근 해외 체류와 잦은 외유로 비판받고 있다. 부임 이후 해외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최근에는 자신의 생일에 맞춰 미국 자택에서 휴가를 보냈다. 국내선수들을 분석할 시간에 해외 매체의 패널로 출연해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등을 분석하기도 했다.
근태도 문제지만, 성적이 좋지 않다. 콜롬비아, 우루과이, 페루, 엘살바도르를 상대로 2무 2패에 그쳤다. ‘클린스만호’는 4경기 모두 국내에서 홈팬들의 열광적 환호 속에 치렀지만 결과는 실망스러웠다.
선수 파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콜롬비아전과 우루과이전에서 손흥민(토트넘)을 프리롤로 활용하며 긍정적 면도 보여줬지만, 다른 선수들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페루전 당시 안현범(전북 현대)은 K리그에서 공격적 윙백으로 기량을 만개한 선수인데도 수비적 역할을 부여받았다. 결국 안현범은 잦은 실책을 범하며 제 기량을 펼치지 못한 채 교체됐다.
대표팀 감독으로서 선수 파악은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매일 함께 훈련하며 감독이 자신의 전술을 입힐 수 있는 클럽 감독과 달리 대표팀 감독은 한정된 시간 속에 선수들의 장점을 극대화해 최선의 조합을 찾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의 지난 4차례 평가전을 돌아보면 선수들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부각된 경기가 많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9월 평가전에서 제대로 된 선수 활용법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새로 발탁된 이순민, 오랜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강상우 등 전술적 움직임에 능한 선수들을 어떻게 활용할지가 관건이다. “국내선수들을 꾸준하게 관찰 중”이라는 클린스만 감독의 설명이 거짓말이 아니기를 바랄 뿐이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