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균·유아인·곽도원에 묶인 제작비 1000억…韓 영화의 위기

입력 2023-11-01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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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가 관객 감소와 더불어 주연 배우들의 잇단 마약 논란에 직격탄을 맞으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유아인이 주연한 영화 ‘승부’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영화계가 관객 감소와 더불어 주연 배우들의 잇단 마약 논란에 직격탄을 맞으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최근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유아인이 주연한 영화 ‘승부’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마약 스캔들·관객 감소…엎친 데 덮친 ‘충무로’

“104년 역사상 최악 암흑기”…곡소리 커지는 한국영화계

주연급 마약 얽혀 제작비 900억원 날아갈판
올 개봉작 50여 편 중 100만 돌파 고작 11편
영화계 “투자·제작자 실종…드라마로 엑소더스”
한국영화계가 벼랑 끝에 서있다.

긴 침체기를 겪고 있는 한국영화가 톱 배우들의 잇단 논란으로 사상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다. 개봉 일을 잡지 못한 ‘창고영화’가 가득한 가운데, 마약 혐의를 받는 유아인·이선균 등이 주연한 대작들의 개봉마저 불투명해져 영화계의 위기감이 최고치로 치솟은 상황이다.

10월3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한국영화를 관람한 관객 수는 4300만 여 명이다. 같은 기간 9181만 관객이 한국 영화를 봤던 감염증 사태 이전인 2018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손익 분기점은커녕 100만 관객도 모으지 못한 영화들도 수두룩하다. 올해 50여 편의 한국영화가 개봉된 가운데, 100만 관객을 넘어선 고작 11편. 이 중 손익분기점을 돌파한 영화는 ‘범죄도시3’(이하 손익분기점 180만), ‘밀수’(400만), ‘옥수역 귀신’(20만), ‘콘크리트 유토피아’(30만), ‘30일’(160만) 등 5편에 불과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감염증 사태로 개봉을 보류했던 수십여 편의 영화들은 여전히 개봉 시기조차 정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흥행 물꼬를 터줘야 할 대작들 중 일부는 주연배우와 관련된 논란으로 개봉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유아인과 이선균의 주연작들이 대표적이다. 유아인이 주연한 ‘승부’와 ‘하이파이브’는 각각 제작비 150억과 200억 원을 들인 블록버스터다. 300억 규모의 넷플릭스 드라마 ‘종말의 바보’까지 총 650억 원의 제작비가 유아인에게 묶여있다.

그런가하면 이선균의 ‘행복의 나라’와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에는 각각 100억과 200억 원이 투입됐다. 90∼100억 원이 규모의 ‘소방관’도 주연 곽도원의 음주운전 논란으로 촬영이 끝난 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개봉 여부가 안갯속이다.

그 여파로 이들 영화에 참여한 수많은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피해도 만만찮다. 특히 유재명은 ‘행복의 나라’와 ‘소방관’, 여기에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인 김동희가 주연한 ‘너와 나의 계절’ 등에 출연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104년 한국영화 역사의 가장 심각한 암흑기”라며 “새 영화 투자와 제작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가 더욱 장기화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배우와 제작자, 투자자들까지 드라마 판으로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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