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보살’에 90년대 많은 사랑을 받았던 개그우먼 김현영이 사기 결혼을 당하고 힘들었던 시간을 회상했다.
6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과거 인기 프로그램 ‘유머 1번지’의 ‘추억의 책가방’ 코너에서 ‘달자’ 역할로 90년대 개그계를 이끌었던 ‘국민 거북이’ 개그우먼 김현영이 사기 결혼을 당하고 나서 유서를 썼다는 충격적인 근황을 전해 두 보살을 깜짝 놀라게 했다.
“아이는 없는데 인터넷에 아들이 하나 있다는 소문이 있어서 억측과 소문을 정리할 겸 방문했다”라고 말한 김현영은 “안 좋은 일들로 심한 우울증을 겪었고 사람들 앞에 서는 게 무서워 2년 전에 유서를 썼다”라고 고백했다.
충격적인 얘기를 들은 서장훈은 “이유가 뭐야?”라고 물었고, 이에 김현영은 “여태껏 좋아했던 일이 싫어지니까 사는 게 재미가 없다”라고 답했다.
38살 때 방송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비행기를 타고 촬영 가던 중 기내 옆자리에 있던 어떤 아주머니에게 뜬금없이 선 자리를 제안받아 “하늘에서의 인연이고 운명이다”라고 생각해 선 자리를 수락했는데 8살 많은 남편이 연예인인 자신을 전혀 몰라봤다며 “그때는 ‘인간 김현영’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까 몰라보는 것도 사기인 것 같다”라고 전 남편을 만났던 일화를 털어놓았다.
이어 남편이 부산에 살다 보니 전화 위주로 1년 정도 연애하다가 태국 홍보대사로서 푸껫에서 태국 전통혼례로 성대하게 결혼식을 치렀고 “카메라 여러 대가 따라다녔고, 결혼식 사회는 배우 변우민 오빠가 봐줬다”라면서 결혼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결혼 한 달 후 남편의 집에 변우민을 초대했는데 게스트하우스를 만들 정도로 컸던 남편의 집에 빨간 딱지가 붙어서 창피한 마음에 남편의 부탁으로 3억을 대신 갚아줬다고 말한 김현영은 “남편의 친형이 3억을 빌려 가서 한 달만 쓰고 돌려준다고 해서 갚아줬는데 점점 전 남편이 피하기 시작했다”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남편의 무리한 권유로 미국 촬영을 가다가 아이를 유산했고 알고 보니 빚이 20억이었던 남편의 집에 전기, 수도까지 끊겼다고 말한 김현영은 친정엄마가 심장병에 쓰러졌고 남편이 병문안 한 번도 안 오다가 어머니의 장례식에 감정 없는 얼굴로 조문을 받았는데 엄마의 병마저 내 탓인 것 같은 죄책감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그 뒤로 이혼은 했어?”라는 서장훈의 물음에 “2년 만에 이혼했는데 알고 보니 네 번째 부인이었다”라고 대답한 김현영은 “연애 중에 등본 떼볼 수 없었고 주변에 인사를 시키지 않아 알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요즘 누구를 보면 모든 남자가 다 사기꾼으로 보여요”라고 말하면서 트라우마로 남았다는 김현영에게 서장훈은 “세상에 아무리 나쁜 X이 많아도 선한 사람이 더 많고 선한 사람 얘기는 뉴스에 안 나온다”라고 조언하면서도 “이제 너 자신을 믿어, 살아왔던 연륜이 호락하게 당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이수근도 역시 “집에 가면 유서 찢고 거기다가 희망록이나 앞으로의 계획을 적어요”라고 진심 어린 응원을 건넸다.
한편 이날 근황특집 시리즈 5탄에는 젊은 나이에 큰 사고를 당해 단기 기억 상실증에 걸린 사연자가 남자친구와 함께 다시 한번 보살들을 찾았다.
사연자는 2022년 1월 10일 ‘무엇이든 물어보살’ 147회 첫 출연 당시 5년 전 큰 사고를 당해 그로 인한 후유증으로 뇌 해마에 극심한 손상을 받아 안 좋은 기억은 한 시간 이내, 행복한 기억은 이틀 정도 지속되며 스트레스로 인해 잠을 아예 못 자거나 8분 이내로 수면을 취한다고 밝혔고, 이후 KBS Joy 공식 유튜브 영상에는 무려 6800여 개의 응원 댓글이 달려 화제가 되었다.
방송에 나왔던 건 기억을 못 하는지 물어보는 이수근의 질문에 “저는 모두 다 초면”이라며 웃음을 보인 사연자는 첫 출연 때 언급했던 남자친구와 함께 방문했고, “남자친구는 안 잊어버려?”라는 물음에 “장기기억으로 넘어가면 기억한다”라고 말해 두 보살을 안심시켰다.
사연자의 남자친구는 “솔직히 사고 당시에는 조금 놀라긴 했지만 싸우면 금방 잊고 여행 갔던 곳을 다시 갈 수 있다”라며 밝은 모습을 보였고, “두 사람은 어떻게 처음 만났어?”라는 이수근의 물음에 “오픈 채팅방에서 대화하다가 카페에서 처음 만났는데 커피 계산할 때 후광이 비쳤다”라면서 웃음을 짓기도 했다.
남자친구는 사연자가 선녀 서장훈의 조언을 받아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본인의 기억력을 좋아지게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면서 “이전보다 기억력이 많이 좋아졌고 하루 6시간 정도 잔다”라며 사연자의 건강에 대한 놀라운 근황을 두 보살에게 전했다.
“다른 고민은 없어?”라고 묻는 이수근의 질문에 사연자는 깊은 대화를 하고 싶은데 남자친구가 자신의 말을 잘 안 들어준다고 하소연했고, “운전과 동시에 이야기를 듣는 게 한계가 있다”라고 해명하는 남자친구의 이야기까지 들은 서장훈은 “아무리 가까워도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할 수는 없다”라면서 사연자에게 조언을 건넸다.
이어 서장훈은 “지금도 누구보다 많이 배려하고 있겠지만 좀 더 이해해 보고 잘 설명해야 된다”라며 남자친구에게도 따끔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이수근은 “사연자는 말을 안 하겠지만 늘 고민하고 답답할 테니 그런 부분을 사랑하는 사람이 지켜줘야 한다”라며 진심 어린 충고를 남겼다.
또한 이날 방송에 출연한 사업에 실패하는 바람에 약 2억 원의 돈을 날려 가족의 눈치를 보며 산다는 남성의 이야기와 20년 동안 일하던 공연단을 관두고 라이브 카페 가수로 활동하고 있지만 무례한 사람들 때문에 힘들다는 중년 남성에 대한 사연도 소개됐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