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3’(연출 이지선) 26회에는 경남경찰서 정연우 경감과 남상민 경감 그리고 부여경찰서 임천파출소 조남성 경감이 출연해 수사 일지를 공개했다.
첫 번째 사건은 농수로에 차가 빠져 있는데 시동은 켜져 있다는 신고로 시작됐다. 추락 차량은 택시로, 택시에서 7m 떨어진 수풀에서 택시기사가 사망한 채 발견됐다. 가슴과 배 옆구리 등 14곳 이상이 찔려 있었다. 범행 도구인 27cm 길이의 부엌칼은 현장에 버려져 있었다.
타코미터를 통해 마지막 손님을 태운 후 주행거리를 파악했다. 역추적해서 신축 아파트 단지 앞 택시 타는 곳을 찾았다. 그러던 중 택시 내부에서 눈에 띄는 지문을 발견했다. 조수석 뒷자리 문 손잡이에 남은 지문으로, 오른손이 아니라 왼손 둘째 손가락의 지문이 찍혀 부자연스러웠다.
신원을 확인한 결과, 신축 아파트 인근 거주자였다. 유력 용의자로 추정했는데 18살 고등학생이라 놀랄 수밖에 없었다. 형사들은 용의자 영수 군(가명)을 PC방에서 찾았다. 결백한 표정을 지었지만, 오른손은 다른 얘기를 하고 있었다. 손바닥에 칼에 베인 상처가 길게 나있었던 것.
학교를 자퇴하고 PC방을 전전하던 그는 돈이 떨어져 강도를 계획했다. 부엌칼을 챙겨 택시를 탔고, 외진 도로로 들어서자마자 피해자를 위협하고 살해했다. 왼손 지문은 택시를 탈 때 의심받지 않으려고 오른손으로 통화하는 척하면서 생긴 것이었다. 그는 강도, 살인으로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초범이고 반성의 태도를 보인다는 점이 양형의 이유였다.
두 번째 사건은 상가 건물 계단에 여성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가 시작이었다. 여성은 목이 반쯤 절단된 상태였다. 피해자 채 씨는 그 건물에 거주하던 50대 여성으로, 양손에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있었다. 감식 결과 본인의 것이었다. 너무 괴로워서 본인의 머리를 뜯은 것처럼 보였다. 범행 수법의 잔인함에 주목해 원한에 의한 살인에 무게를 두고 탐문을 시작했다. 채무로 얽힌 사람부터 이별 통보에 방화를 시도한 이까지 용의선상에 올린 인물만 15명이었지만, 혐의점을 가진 인물은 없었다.
수사 방향을 고민하던 중 채 씨가 일하던 곳 사장에게 연락이 왔다. 채 씨가 상품권을 넣은 가방을 챙겼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장에 가방은 없었다. 이후 방범용 CCTV를 통해 수상한 차량을 포착했다. 하지만 라이트를 모두 끄고 빠져나가서 차종도 번호판도 식별할 수 없었다.
한 달 치 CCTV 원본 영상을 통째로 받아서 조사한 결과 오류 때문에 경찰서 상황실에서는 확인이 안 된 영상을 찾았다. 범행 추정 시간대 건물 쪽으로 들어오는 수상한 차량이 찍혔고, 이번엔 차종과 번호판이 확인됐다. 차주는 30대 남성으로, 한 형사가 이름을 보고 무릎을 쳤다. 15년 전 중학생이었던 유력 용의자 김수철(가명)은 본드 흡입으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
“수철아”라고 부른 형사를 반가워한 김수철은 형사가 자신의 차에서 피해자의 상품권을 꺼내자 온몸을 떨었다. 일자리를 소개해 줄 만한 친구를 찾으러 갔다가 찾지 못한 그는 돈이 있어 보이는 채 씨를 보고 가방을 뺏으려고 했다. 김수철은 채 씨가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아서 운전석에 있던 과도를 들고 쫓아가 살해했다고 말했다. 살인, 절도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았다.
‘용감한 형사들3’는 매주 금요일 밤 8시 40분에 방송된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