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 감정 눌러 담은 눈물, 깊이 남다르다 (지헤중) [DA:피플]

입력 2021-11-21 16: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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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 여자 주인공 눈물은 중요하다. 스토리 전개상은 물론, 여주인공 눈물에 따라 몰입감이 달라진다. 캐릭터의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가는 멜로드라마 경우, 여주인공 눈물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이런 의미에서 송혜교 눈물 깊이는 남다르다.
송혜교는 SBS 금토드라마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극본 제인 연출 이길복 크리에이터 글Line&강은경)에서 여주인공 하영은(송혜교 분) 캐릭터를 열연 중이다. 하영은은 탁월한 능력을 지닌 디자이너로 워너비 커리어우먼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아픔은 존재한다. 10년 전 슬픈 사랑의 기억 때문에 쉽사리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거나 받아들이지 못한다.
20일 방송된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약칭 지헤중) 4회에서는 하영은이 현재의 사랑, 그리고 10년 전 아픈 사랑 사이의 슬픈 연결고리를 알게 됐다. 하영은은 거부할 수 없는 끌림을 느낀 남자 윤재국(장기용 분)이 10년 전 연기처럼 사라진 연인 윤수완(신동욱 분)의 동생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윤수완이 그냥 사라진 것이 아니라, 10년 전 자신을 만나러 오는 길에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것도 알았다.

하영은은 앞만 보고 달려온 10년을 되돌아보며 아파했다. 그러나 지금 그녀를 가장 아프게 하는 것은 윤수완이 아닌 윤재국이었다. 애써 윤재국에게서 돌아섰던 하영은은 친구 앞에서 눈물 흘리며 모든 감정을 쏟아냈다. “그 사람 형이 수완이라고 그러는데 나는 이 사람 어떡하지 그랬었다. 어떡하지. 나?”라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하영은.
이런 하영은을 연기하는 송혜교는 섬세함 그 자체였다. 송혜교는 감정을 꾹 눌러 담은 듯 담담한 표정과 말투로 극중 전미숙과의 대화를 시작했다. 그리고 켜켜이 감정선을 쌓아갔다. 그러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순간 툭 눈물을 터뜨렸다. 순식간에 감정을 극으로 끌어올린 송혜교는 눈물 속에 하영은의 슬픔, 아픔, 애틋함 등 모든 감정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슬픔에 겨워 절규를 하지도, 오열을 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송혜교 눈물은 그 어떤 외침보다 더 강렬했다.
자극적인 전개와 연기는 때로는 강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반대로 너무 과하면 지친다. 부족하니만 못한 법. 실제 우리네 감정은 꼭 선을 넘고 자극적으로 풀어내지 않는다. 속으로 담고 인내하고 응어리지다가 분출한다. 그것도 최대치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아주 조금 자신이 다치지 않은 선에서. 송혜교는 이런 부분을 오롯이 연기로 풀어냈다. 왜 울어야 하는지 왜 그 상황에서 울 수밖에 없는 감정을 분출하면서 송혜교만의 멜로 연기를 완성하고 있다.
무조건 울어서 대는 연기는 없다. 그 감정에 충실하고 보는 사람까지 공감이든 솔루션이든 주고픈 상황을 만들어내는 것이 진짜 눈물 연기다. 이런 점에서 송혜교 눈물 연기는 은은하게 자연스럽게 감정을 파고든다. ‘멜로퀸’이 선사하는 감정 파도는 ‘지헤중’ 속 한 여자가 겪어낸 세월 풍파를 오롯이 담아내고 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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