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韓 금의환향한 ‘브로커’, 관객에게 던진 무거운 메시지(종합)[DA:현장]

입력 2022-05-31 17: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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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거머쥔 영화 ‘브로커’가 금의환향해 다시 한국 취재진 앞에 섰다. 어쩌면 무거울 수도 있는 소재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특유의 연출이 더해져 관객들에게 색다른 감정을 선사할 예정이다. ‘브로커’는 칸 영화제의 성과만큼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게 될까.

31일 오후 서울 용산아이파크몰 CGV에서는 영화 ‘브로커’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개최됐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배우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그리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참석했다.



이날 이지은은 영화 공개 이후 “상업영화 첫 데뷔작인데 멋진 선배님들, 배우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다”라며 “어제 입국했을 때부터 많은 분들이 환대해 주셔서 얼떨떨하고 설레는 상태다. 많은 분들이 좋은 시선으로 영화도 재밌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모든 대사가 한국어로 이뤄진 것에 대해 어려움을 묻는 질문에 “한국어를 알지 못하는 부분에서, 배우들도 불안감을 느끼셨을 것 같다. 그래서 그런 것을 해소하기 위해 소통을 많이 하기 위해 노력했다. 현장에서 소통을 많이 하도록, 밀도 있게 소통하고 의견도 교환했다. 현장 들어가고 나서는 송강호 배우가 그날의 편집본을 봐주시고, 테이크의 차이점을 비교해주셨다. 뉘앙스의 차이에 대해 많은 피드백을 해주셨다. 거기에 의지를 많이 했다. 그런 의견 교환을 크랭크업까지 쭉 이어갔다. 거기에 큰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불안감을 극복하고 끝까지 완성을 할 수 있었다”라고 답했다.


이어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촬영하면서 느낀 어려움이 없었냐는 질문에 “즐거운 추억만 있을 정도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이번에도 CG는 최대한 진행하지 않았다. 스태프들이 고생을 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즐겁게 촬영을 이어나갔다. KTX를 강릉에서 서울까지 열차 안에서 대화하는 장면을 찍을 때 터널에 들어가는 타이밍과 나오는 타이밍에 대화를 나눠서, 그걸 맞추는 게 어려운 작업이었다. 나보다는 배우나 스태프들이 고생을 하지 않았을까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이어 보육원 출신의 캐릭터를 연기한 것과 관련해 강동원은 “보육원 출신이고, 아기를 훔쳐서 입양 보내는 친구다. 보육원 촬영 들어가기 전에, 보육원 관계자와 보육원 출시 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인상 깊었던 지점이 두 가지 있었다. 어린 친구들이 보육원에 차가 오면 혹시 자기를 데리러 온 게 아닌가 기대를 한다고 하더라. 그런 마음으로 캐릭터도 엄마를 기다렸을 것 같다. 보육원 출신의 신부님에게 꼭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을 드렸는데, 그게 ‘어머니가 안 보고 싶으시냐’였다. 그분께서 ‘지금은 그런 마음은 남아있지 않다. 돌아가시기 전에 꼭 한번 어머니를 만나 뵙고 싶다고 하시더라. 그런 마음을 관객 분들에게 전달해드리고 싶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이번 영화를 준비한 과정을 설명하며 “일본이나 한국이나 아이의 생명을 구하고, 어머니를 사회에서 고립시키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입양 제도 등 사회적인 배경이 있겠지만, 일본에서 맡겨지는 수보다는 한국이 압도적으로 수가 더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시나리오를 만드는 과정에서 입양 제도에 참여한 변호사나 아이를 둘러싼 여러 사회적인 상황이나 현재 사회의 상황들을 광범위하게 취재했다. 그 취재가 이 이야기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배우들이 한국에 많이 있었다. 함께 하자는 것에서 긴 시간이 걸렸지만, 실현된 것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생명이라는 주제를 다뤘지만, 한국과 일본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주제라고 생각한다. 가치 없는 생명이 어디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는데, 지금 효율을 중시하는 시대인 만큼 이런 것은 문화의 차이를 넘어서 모든 나라에 보편적으로 전달되는 주제가 아닌가 싶다”라며 “시설 등을 통해서 취재를 하며 느낀 건, 비판이 줄곧 어머니에게 향해 있다는 거다. 본질적인 문제가 무엇이며, 책임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생각하고 싶었다. 이번 영화를 통해 그 부분을 깊이 다루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처음으로 일본 감독과 호흡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감독님 작품은 선입견이 있었던 것 같다. 차가운 현실을 보여주고, 아름답고 따뜻한 휴머니즘으로 끝낸다. ‘브로커’ 첫 장면을 보고 따뜻했다. 아이가 처음에 화면에 잡혔을 때 갓난아기가 가지고 있는 소중함의 이미지를 먼저 심고 이야기를 풀면서 따뜻한 유머도 있다. 생명을 다루고 풀어가는 방식이 가슴으로 깊이 있게 받아드릴 수 있도록 작품을 설계하고 연출하지 않았나 싶다. 일본과 한국을 떠나서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닌가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강동원은 송강호와의 호흡에 대해 “12년 만에 선배님과 연기를 했다. 중간에도 간혹 뵙기도 했는데, 이번에 다시 하게 됐을 때 너무 좋았다. 호흡을 맞춰봤기 때문에 대화가 없어도 너무 잘 맞았다. 이번에 오랜만에 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고 행복하게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송강호는 “강동원은 막냇동생 같은 친근함과, 외모와는 다르게 인간적인 면이 뛰어난 친구다. 배우로서도 늘 노력하고 집중하려고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 정말 좋은 배우다, 앞으로 훌륭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다. 말없이 눈빛만 봐도 통하는 그런 경지까지 오지 않았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거머쥔 송강호는 “칸 영화제는 워낙 적은 상을 주기 때문에 사실 확률이 낮다. 7편의 작품 관계자들에게 전화를 주게 돼있는데, 그때 긴장이 된다. 오히려 그 전화를 받으면 마음이 편해진다. 어떤 상이라도 우리에게 1개 이상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그 전화를 기다리는 게 가장 피를 말린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호명이 됐을 때는 지금도 복기가 안 된다. 순간 패닉이 된 묘한 기분도 들었다. 기쁘다는 감정에 앞서서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라는 패닉 상태가 몇 초간 있었다. 제일 먼저 영국 런던에 있는 봉준호 감독, 한국에 있는 김지운 감독에게 문자가 와있었다. 그 뒤로 많은 분들이 축하를 해주셨다. 너무 과찬을 많이 받고 있어서 몸 둘 바를 모르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다. 오는 6월 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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