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그린, 화이트, 레드 등 바이오 분야를 총망라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등 바이오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오른쪽)와 정중규 HDC현대EP 대표가 ‘바이오 컴파운딩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본계약’ 체결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제공 l CJ제일제당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사업 육성하는 CJ제일제당
기존 주력사업 식품과 시너지 기대
HDC현대EP와 맞손…240억 투자
다양한 친환경 컴파운딩 사업 진행
천랩 인수로 차세대 신약 개발 주력
CJ제일제당이 바이오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정하고 영역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린, 화이트, 레드 등 바이오 분야를 총망라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꾸린 게 특징이다. 3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23 중기비전’을 발표하고, 4대 성장엔진의 하나로 웰니스(치유·Wellness)를 제시한 후 더욱 본격화 되고 있다. 기존 주력사업 식품과 시너지 기대
HDC현대EP와 맞손…240억 투자
다양한 친환경 컴파운딩 사업 진행
천랩 인수로 차세대 신약 개발 주력
HDC현대EP와 바이오 컴파운딩 회사 설립
바이오사업은 농축수산업·환경제어와 관련된 ‘그린바이오’, 재생 가능한 자원을 이용하거나 미생물과 효소 등을 활용해 기존 화학산업의 소재를 바이오 기반으로 대체하는 ‘화이트바이오’, 의료·제약과 관련된 ‘레드바이오’로 나뉜다. 그간 CJ제일제당은 식품조미소재, 식물성 고단백소재, 사료용 아미노산 등 주력사업인 식품사업과 밀접한 그린바이오에서 두각을 드러내왔다. 최근에는 화이트바이오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12일 컴파운딩 기업 HDC현대EP와 ‘바이오 컴파운딩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본계약’을 체결한 것이 대표적이다. 컴파운딩은 두 개 이상의 산업 소재를 혼합하는 생산 방식이다.
이번 본계약을 통해 내년 3분기 본 생산 개시를 목표로 HDC현대EP가 보유한 충북 진천 공장에 약 240억 원 규모의 설비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합작법인은 CJ제일제당의 해양 생분해 플라스틱 소재인 PHA 등 생분해 소재를 활용해 컴파운딩 솔루션 개발 및 바이오 플라스틱 대량 생산에 나서게 된다.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는 “CJ제일제당의 축적된 바이오 기술 및 마케팅 역량과 HDC현대EP의 경쟁력을 결합해 다양한 친환경 컴파운딩 사업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며 “글로벌 고객사의 ESG 목표와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을 실현할 수 있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천랩과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 인수
레드바이오 사업 포트폴리오도 확대하고 있다. 7월 생명과학정보 기업 천랩을 약 983억 원에 인수하며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차세대 신약 개발 역량을 확보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인체에 존재하는 수많은 미생물과 유전자를 일컫는다. 전 세계적으로 차세대 기술로 여겨지고 있는 만큼, 천랩 인수는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전략적 투자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기존 미생물, 균주, 발효 기술에 천랩의 마이크로바이옴 정밀 분석, 물질발굴 역량과 빅데이터를 접목해 차세대 신약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또 8일 이사회를 열고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바이오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바타비아 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약 76%를 2677억 원에 인수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바이오 CDMO란 세포·유전자 치료제, 항암바이러스 치료제 등 의약품 개발 회사에서 일감을 받아 원료의약품, 임상시험용 시료 등을 생산하는 사업이다.
시장 규모가 연평균 25∼27% 성장해 2030년 전 세계 시장 규모가 140억∼160억 달러(약 16조5000억∼18조9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신속한 설비 확장 등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지로 도약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처럼 CJ제일제당이 바이오사업에 집중하는 것은 주력사업인 식품과의 시너지를 통한 확장성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바이오사업의 실적이 좋은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3분기 바이오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35.4% 늘어난 1조442억 원을 기록했다. 바이오사업 부문 분기 매출이 1조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60.9% 증가한 1274억 원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이미 글로벌 최고 수준인 그린바이오에 이어, 고부가가치인 화이트바이오와 레드바이오 분야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이 그룹 4대 성장엔진 중 하나인 웰니스의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정정욱 기자 jja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