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반크
사이버외교사절단 반크가 일본 포로 생활 중에도 학문을 전하며 유학자로 존경받은 조선시대 문인 강항 선생을 ‘명예 주일 한국대사’로 임명하는 캠페인을 본격 추진한다.
수은 강항 선생(睡隱 姜沆, 1567~1618)은 조선 성종 때 좌찬성을 지낸 강희맹의 5대손으로, 현재의 전라남도 영광에서 태어난 조선 중기의 문인이다.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글재주가 뛰어났던 그는 16세에 향시(초시)에 합격하고, 21세에는 진사과에 급제했다. 그는 1593년 별시문과에서 병과로 급제한 뒤 정9품 교서관 정자로 임명되었으며, 이후 교서관 박사, 공조좌랑, 형조좌랑 등 주요 관직을 역임하며 문신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1597년 정유재란이 발발하자, 강항 선생은 남원성 일대에서 군량 조달 임무를 수행하던 중 전세의 급변 소식을 접하게 된다. 당시 삼도수군통제사 원균(元均, 1540~1597)이 지휘하던 수군이 왜군에게 패하면서 전라도 지역까지 침략받게 되자, 강항 선생은 의병을 일으켜 항전하고자 했다. 그러나 전세가 불리해지면서 의병이 해산되고, 그는 가족들과 함께 이순신 장군의 수군 진영으로 피신을 시도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왜군 장수 도도 다카토라(藤堂 高虎, 1556~1630)이 이끄는 왜군 수군에게 붙잡혀 일본에 포로로 끌려가게 되었다.
강항 선생은 포로로 끌려간 뒤 전남 순천과 쓰시마, 이키섬을 거쳐 시코쿠에 있는 오즈성에 유치되었는데, 그는 이곳에서 탈출을 시도했지만 붙잡히고 말았다. 이윽고 그는 성주 도도 다카토라를 따라 당시 일본의 수도였던 교토의 후시미성으로 이송되며, 본격적인 학문 교류가 시작되었다.
교토에 머무는 동안 강항 선생은 당대 일본 지식인 후지와라 세이카(藤原惺窩, 1561~1619)와 아카마쓰 히로미치(赤松広通, 1562~1600) 등과 깊은 학문적 교류를 이어갔다. 후지와라 세이카는 본래 선종 승려였으나 주자학(성리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조선을 ‘학문과 예(禮)로 나라를 다스리는 이상적인 국가’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강항 선생을 만나 조선의 학문 체계와 성리학 정신을 배우며 일본 학문 발전의 방향을 모색했다. 아카마쓰 히로미치는 센고쿠 시대의 다이묘로, 주자학에 깊은 관심을 가져 『사서오경 왜훈본』 제작을 지원했으며, 훗날 강항 선생의 귀국에도 도움을 주었다. 일본 학계에서는 강항 선생, 후지와라 세이카, 아카마쓰 히로미치를 ‘에도 유학 탄생의 3인방’으로 평가한다.
후지와라 세이카는 아카마쓰의 지원을 받아 일본 최초의 『사서오경 왜훈본』 제작을 추진했으며, 이 과정에서 강항 선생을 포함한 조선 유학자 10명에게 『사서오경』과 주요 경전 필사를 의뢰했다. 강항 선생이 필사한 내용에 후지와라 세이카가 일본식 주석을 더한 것이 바로 『사서오경 왜훈본』이며, 이 책에는 강항 선생이 작성한 발문도 실려 있다. 이 외에도 강항 선생이 일본에서 필사한 『사서오경』, 『소학』, 『근사록』 등 16종 21책의 문헌은 ‘강항휘초(姜沆彙抄)’라 불리며, 현재 일본 도쿄 국립공문서관 내각문고에 소장되어 있다.
이후 강항 선생은 후지와라 세이카와 아카마쓰 히로미치의 도움을 받아 1600년 5월 19일, 약 2년 8개월 만에 조선으로 귀국했다. 귀국 후 당시 조선의 왕 선조는 강항 선생의 ‘적중봉소(賊中封疏)’를 높이 평가하며 관직을 내리려 했으나, 강항 선생은 이를 정중히 사양하고 고향인 전라남도 영광으로 내려가 후학 양성에 전념했다. 그는 윤순거 등 제자를 양성하며 학문과 정신을 이어갔고, 일본에서의 포로 생활과 그곳의 정세를 기록한 『간양록(看羊錄)』을 집필했다.
『간양록』은 목판본 1책으로, 현재는 간행본과 필사본 형태로 전해지고 있다. 이 책은 포로 신분의 조선 문인이 일본 사회와 문화를 관찰한 기록으로, 일본 행정과 생활, 문화 등을 조선의 시각에서 생생히 전한 귀중한 역사 자료로 평가된다. 책은 ▲‘적중봉소’(적중에 올린 상소문), ▲‘적중문견록’(적중에서 보고 들은 기록), ▲‘고부인격’(일본 포로들에게 전한 격문), ▲‘예승정원계사’(일본의 문화와 생활을 기록), ▲‘섭란사적’(포로 생활을 일기 형식으로 기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적중문견록’에는 일본 8도 66주를 설명한 「왜국팔도육십육주도」가 포함되어 있어, 당시 일본의 행정 구역과 지리적 상황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사진제공|반크
일본 학계는 당시 강항 선생의 가르침과 서책들이 후지와라 세이카, 하야시 라잔 등 일본 유학자들에게 전해지며 일본 주자학의 학문적 기반을 다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후지와라 세이카의 제자 하야시 라잔은 에도에 학교를 세우고 쇼군의 스승으로 활동하며 주자학을 널리 보급하는 데 기여했다.
이러한 역사적 평가와 영향은 오늘날에도 이어져, 일본 현지에서는 일본에 주자학을 전파한 조선 문인 강항 선생의 발자취를 기리고 있다. 에히메현 오즈시 출석사에서는 매년 음력 5월 6일 강항 선생을 위한 추모제를 열며, 지난해에는 일본의 강항 연구가 무라카미 쓰네오(前 강항선생 일본연구회장)가 소장하던 ‘종오소호(從吾所好)’ 편액이 국내로 기증되기도 했다. 또한 국내에서도 매년 9월 20일을 ‘강항의 날’로 지정하여 ‘강항문화제’를 개최하며, 다양한 학술·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그의 정신과 업적을 계승하고 있다.
이에 반크는 포로의 신분에서도 학문을 전파하여 조선의 사상적 전통과 학문적 영향력을 일본에 알린 수은 강항 선생을 ‘명예 주일 한국대사’로 임명하는 캠페인을 추진한다. 강항 선생은 적국에 포로로 끌려간 상황에서도 후지와라 세이카 등 일본 지식인들과 진심 어린 학문 교류를 이어가며, 고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의 이러한 이해와 교류의 정신은 오늘날 한일 관계에서도 되새겨야 할 소중한 가치로 평가된다.
반크는 강항 선생의 업적과 영향력을 담은 한글·일어 포스터를 제작해 온라인상에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포스터는 반크 공식 사이트와 글로벌 사진 공유 플랫폼 ‘플리커(Flickr)’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다운로드할 수 있다.
반크 박기태 단장은 “강항 선생은 조선인으로서의 신념을 끝까지 지키며, 적국에서도 조선의 학문·사상 체계를 널리 알린 진정한 민간 외교관”이라며, “그를 ‘명예 주일 한국대사’로 임명해 강항 선생의 업적과 정신을 기억하고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이번 캠페인을 통해 일본에 주자학을 전파한 강항 선생의 발자취를 재조명하고, 오늘날 한일 관계에서도 역사적 교류와 상호 이해, 민간 외교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캠페인을 기획한 반크의 이정우 청년연구원은 “전쟁 중 포로로 끌려가는 극한의 상황에서도 결코 항복하지 않고, 탈출을 시도하며 일본의 정세를 기록하는 등 끝까지 고국에 대한 충절을 지킨 강항 선생의 정신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강항 선생은 포로의 신분에서도 현지인들과 진심 어린 학문 교류를 이어가며 조선의 위상을 높였고, 이는 오늘날로 치면 국가의 브랜드 가치를 드높인 사례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강항 선생의 신념과 교류의 의미가 지금의 한일 관계 속에서도 재조명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반크는 호머 헐버트 박사, 안창호 선생, 이대위 선생 등 해외에서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린 인물들을 ‘명예 한국대사’로 임명하는 캠페인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이번 강항 선생을 ‘명예 주일 한국대사’로 임명하는 캠페인은 그 연장선상에서 진행되는 후속 프로젝트로, 앞으로도 한국의 역사적 인물들을 세계에 알리는 다양한 캠페인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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