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만만치않네’…허정무호,북한과또무승부

입력 2008-03-26 13: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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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호가 ‘한민족’ 북한과의 맞대결에서 또 무승부를 거뒀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6일(한국시간) 중국 상하이 훙커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3조 2차전에서 시종일관 공격을 주도했지만, 수비 위주로 나선 북한의 골문을 열지 못한 채 0-0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 예선에서 1승 1무(승점 4점)를 기록, 북한과 승점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3)에서 앞서 조 1위를 유지했다. 또한 한국은 북한과의 역대전적에서도 5승 5무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 하지만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동아시아축구대회에서 졸전 끝에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한국은 두번째 대결에서도 비기는 등 북한의 만만치 않은 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해야 했다. 이날 팽팽한 접전을 펼친 두 팀은 오는 6월 22일 월드컵예선 최종전에서 자웅을 겨룬다. 90분 내내 한국은 경기를 주도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이날 허 감독은 1차적으로 수비에 중점을 둔 북한의 빗장을 풀기 위해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줄 공격형 미드필더에 박지성 대신 ‘골잡이’ 박주영을 선택했다. 박주영의 재치 있는 골감각과 배급능력을 믿고 중원을 맡긴 것이었지만, 줄곧 대표팀의 최전방 공격 플레이에 익숙해 있던 박주영은 평소보다 많은 양의 체력만 소모했을 뿐 날카로운 패스를 선보이지 못했다. 문전 앞에서 세밀한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선수들은 좌우 측면 크로스를 통해 골을 노렸지만, 이마저도 부정확하게 연결되면서 번번이 공격수의 머리를 빗나가며 골을 터뜨리는데 실패했다. 따라서 한국은 문전 앞에서 세밀함과 골결정력 부족을 보완하는 동시에 최근 전력이 급상승중인 북한의 선수비 후역습에 대한 대비책을 시급하게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이날 4-3-3 포메이션을 내세운 허 감독은 조재진(전북)을 최전방 공격수에 두고 좌우 측면 공격수에 ‘프리미어리거’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설기현(풀럼)을 각각 배치했다. 줄곧 대표팀의 최전방 공격을 책임졌던 박주영(서울)은 공격형 미드필드로 깜짝 변신을 꾀했고, 수비형 미드필드에는 김남일-조원희(이상 수원)가 ‘더블 볼란치’로 수비에 힘을 보탰다. 또한 포백(four-back)라인은 이영표(토트넘)-강민수(전북)-이정수(수원)-오범석(사마라FC)으로 구성됐고, 골문은 정성룡(성남)이 지켰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조재진의 왼발슛으로 포문을 연 한국은 홍영조와 정대세를 앞세운 북한과 치열한 중원싸움을 벌이며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쳤다. 전반 21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북한의 문인국에게 위협적인 헤딩슛을 허용한 한국은 전반 25분 김남일이 상대 선수에게 걷어 차여 부상으로 김두현과 교체됐다. 계속된 공격에서 한국은 박지성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이정수가 헤딩슛으로 연결했지만, 골포스트를 살짝 벗어났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왼발의 달인’ 염기훈을 투입해 공격의 파괴력을 더했다. 경기가 계속될수록 이렇다할 득점찬스를 잡지 못하던 한국은 오히려 후반 21분 중앙 수비수 강민수의 헤딩이 정대세게 연결돼 위기를 맞았지만, 이정수의 몸을 날린 수비 덕에 실점을 가까스로 모면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벗어난 한국은 후반 31분 염기훈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박주영이 공중으로 솟구쳐 올라 강력한 헤딩슛을 날렸지만, 크로스바를 살짝 넘겨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에도 한국은 북한의 철옹성 같은 수비벽을 허물지 못하고 골 결정력 부족을 보이며 원정경기에서 승점 1점만 획득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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