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지른소방수‘발등의불’…물오른마무리‘좋을水가’

입력 2008-04-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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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문단속결과따라성적희비
무제한 연장승부의 도입으로 불펜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되고 있는 시즌이 올해다. 불펜의 양과 질이 승부와 직결되는 관건임은 이제 ‘두말하면 잔소리’에 지나지 않게 됐다. 불펜에서도 핵은 역시 마무리다. 마무리가 불안하면 불펜의 여타 투수들에게 하중이 전이돼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 마무리가 고정되지 않은 팀의 비애 27일 대전경기에서 두산은 9회말 1사 1루서 임태훈이 김태균에게 끝내기 2점홈런을 얻어맞는 바람에 4-3으로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임태훈은 8회 등판해 3타자를 모조리 범타처리한 뒤 9회에도 선두타자 고동진을 1루땅볼로 잘 낚았지만 더그 클락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화를 자초했다. 사실 임태훈은 두산의 정식 마무리 투수가 아니다. 더욱이 연장 11회 사투를 벌인 25일 경기에도 구원등판에 3이닝 동안 49개의 볼을 뿌렸다. 경기 후 승장인 김인식 한화 감독은 “임태훈이 그저께(25일) 많이 던져서인지 볼이 안좋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김경문 감독은 왜 주전 마무리 정재훈을 내지 않고 임태훈으로 버텼을까. 정재훈의 성적이 이를 대변한다. 정재훈은 올 시즌 8경기에 등판했다. 그 중 3경기는 리드 상황이 아니라 패배가 거의 확정적인 경기 막판 등판했다. 또 한경기에서는 석점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4세이브를 올렸지만 이처럼 철벽 마무리와는 동떨어진 상황에서 등판이 잦았고 블론세이브 한차례에 방어율은 무려 5.40이니 신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두산 뿐만이 아니다. 롯데, 한화, 우리, LG, KIA 등은 모두 뒷문이 극도로 불안한 축에 드는 팀들이다. 이 팀들은 역전패가 잦고, 연장승부에도 약점을 보이고 있다. ○ ‘철벽 마무리=승리’ 공식은 불변 선두 독주체제를 갖추고 있는 SK와 선동열 감독의 ‘지키는 야구’가 뿌리를 내린 삼성은 전혀 딴판이다.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보유하고 있는 덕에 상대가 가장 껄끄러워하는 팀들이기도 하다. SK 정대현(사진)은 14경기에 등판해 8세이브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방어율은 1.76에 불과하다. 득점권에서의 피안타율이 0.174에 불과할 정도로 늠름한 투구를 거듭하고 있다. 2구원승도 동점상황에 등판해 올린 것으로 블론 세이브 후 쑥스럽게 챙긴 승리와는 거리가 멀다. 세이브 또는 구원승과 무관한 나머지 4경기에도 투구리듬 조절을 위해서, 혹은 기약 없는 연장승부에서 추가실점을 방지하기 위해 등판했다. 순도 100의 마무리 투수다. 삼성 오승환 역시 12경기에 등판해 한차례 블론 세이브 후 패배(4월 25일 사직 롯데전 연장 10회 3-4 패)를 기록하기는 했어도 7세이브, 방어율 2.61로 여전히 2년 연속(2006∼2007년) 세이브왕다운 면모를 잃지 않고 있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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