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거인’전병관295㎏전설체급규정바뀌며비공인추락

입력 2008-07-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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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관(사진 왼쪽) 감독은 “마지막 기회이기 때문에 선수들도 3차시기에서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했다. 실패의 원인을 알아낸다면 3차시기의 성공률은 더 높아진다. 1994히로시마아시안게임 59kg. 전병관 감독은 용상 160kg에 도전했다. 평소에 거뜬히 들던 무게였지만 1·2차 시기에서 연속 실패. 마지막 3차시기만이 남았다. 성공하면 금메달, 실패하면 실격의 순간이었다. 노련한 전 감독은 저크동작에서 팔이 뒤로 넘어갔던 사실에 주목했다. 순간, 평소보다 시선이 낮아졌다는 것을 눈치 챘다. 본능적으로 시선을 높였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금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궁금증은 남았다. 전 감독은 연구 끝에 ‘평소 훈련장보다 넓은 경기장에 들어서면 선수들의 눈높이가 낮아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사실은 2007년 전 감독이 한국체육대학에서 쓴 ‘역도 인상 경기시 성패 동작의 운동학적 요인 비교와 훈련 프로그램 개발’이란 박사논문에 반영돼 후배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한국역도의 전설로 남은 전 감독이지만 한국기록은 비공인(?)이다. 남자역도의 최경량급은 92년까지 56kg이었다. 이 때 전 감독은 인상 132.5kg, 용상 165kg, 합계 295kg을 들어 한국기록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1993년부터 최경량급이 59kg급으로 조정됐고, 전 감독의 기록은 사라졌다. 1998년, 다시 56kg급으로 최경량급이 재조정됐지만 전 감독의 기록은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현재 56kg의 한국기록은 인상 125kg, 용상 155kg, 합계 280kg으로 전 감독의 이전 기록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쉽지 않냐”고 물었지만 전병관 감독은 “후배들을 더 잘 키우겠다”며 미소 지을 뿐이었다. 태릉=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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