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근폭행파문]“가혹조치”vs“전화위복”

입력 2008-07-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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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KIA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일찌감치 사직구장에 나온 롯데 선수들은 ‘정수근 파문’을 접하면서 대부분 복잡한 마음을 토로했다. 정수근의 동료 A 폭행시 함께 있었던 몇몇 선수들은 말을 극도로 아끼면서도 조심스럽게 사태 추이를 관망하기도 했다. 대부분 선수들은 이번 사태가 플레이오프 진출이 걸려있는 4강 싸움이 한창인 시점에서 벌어진 것에 당황해하는 눈빛이 역력했다. 한 선참선수는 “가뜩이나 분위기가 좋지 않고 관중수도 줄었는데 이런 사건이 벌어져 난감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의탈퇴’라는 초강경 제제조치가 발표되기 전 롯데 선수단은 구단 징계 수위가 어떻게 결정날지 관심을 기울이기도 했다. 한 선수는 ‘임의탈퇴 가능성이 많다’는 말에 “그렇게까지 가면 너무 가혹한거 아니냐. 2004년 이어 두 번째 실수를 했지만 이번 같은 경우는 첫 번째에 비해 가볍다고 볼 수도 있는데…”라며 말끝을 흐리기도 했다. 반면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그 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정수근이 팀워크에 해가 되는 일을 종종 한 것도 사실이다. 누구는 이번 기회가 우리 팀으로서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하더라”라고 털어놓기도 했다. 롯데 이상구 단장은 ‘임의탈퇴 조치’ 결정 발표에 앞서 “팬들께 여러모로 면목이 없다. 수근이에게도 너무 큰 실망을 했다”면서 “2004년 사건이 터졌을 때는 구단도 어떻게든 무마해보려고 애를 쓴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은 다르다. 한번도 아니고 두 번째다. 구속영장이 신청되든 아니든 그 판단과 우리의 판단은 별개의 문제”라고 잘라말했다. “임의탈퇴는 사형선고나 다름없는데…”라는 이 단장의 말처럼 임의탈퇴가 정수근의 미래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도 결국 임의탈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게 롯데 구단의 입장이었다. 사안이 사안이었던 만큼 어쩔 도리가 없었다. 사직=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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