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미셸 위의 남자대회 출전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 미셸 위는 20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스테이트 팜 클래식에 출전해 2라운드가 끝난 뒤 스코어 카드에 사인을 하지 않고 제출했다가 뒤늦게 발각돼 3라운드 종료 후 실격 처리됐다.
3라운드까지 17언더파 199타로 공동 2위에 오르며 모처럼 부진에서 탈출하는 듯 했지만 미숙한 행동 하나에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실격 처리에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울분을 삼켰던 미셸 위는 언제 그랬냐는 듯 이틀 만에 남자대회에 출전하겠다고 밝혀 그 이유가 진정으로 한 단계 발전하는 기회로 삼고 싶어서 인지, 아니면 다른 속셈(?) 때문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해 손목 부상에 컨디션 난조까지 겹치면서 부진의 늪에 빠졌던 미셸 위는 시즌 전 “무리한 남자 대회 출전으로 부진에 빠졌다. 올해는 LPGA투어에 전념하고 남자 대회 출전은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2003년 캐나다투어 베이밀스오픈에서 첫 성(性)대결에 나서 9오버파로 예선 탈락한 미셸 위는 지금까지 총 13번 남자대회에 출전했다. PGA투어 여덟 번과 일본투어, 유러피언투어 그리고 2006년엔 KPGA투어에도 출전했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국내에서 열린 SK텔레콤오픈에서 5언더파 139타를 쳐 딱 한번 예선을 통과했을 뿐 나머지 대회에서는 모두 예선 탈락했다.
일본에서 열린 카시오오픈에서는 꼴찌의 수모를 당했다.
미셸 위는 화려한 외모와 스타성 때문에 출전하는 대회마다 화제가 되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실력 면에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뒤따른다.
LPGA투어에서도 이렇다할 두각을 보이지 못하면서 ‘미숙한 천재 골프소녀’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지금 미셸 위에게 필요한 게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인지 아니면 확실한 실력 검증인지 한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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