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림픽 기간 중 자국 기자들의 ‘홍바오(촌지)’ 수수 관행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뿌리 깊은 전통이 근절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중국에서 ‘홍바오’는 설날 세뱃돈을 넣거나 결혼식 축의금을 넣는 빨간색 봉투 ‘홍바오(紅包)’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것이 기자들에게 건네지면 촌지가 된다. 중국에서 기자들의 홍바오 수수는 공개적인 고질병 중 하나다. 홍바오가 오랜 관행으로 자리잡아 기자들은 홍바오가 없으면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중국의 방송관련 행정기관인 광전총국은 홍바오가 500위안(7만5000원)을 초과할 수 없다는 규정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다. 업체 홍보담당자들은 “언론 보도는 상당부분 기자가 얼마나 의지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움직이느냐에 달려있어 홍바오를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중국의 방송관련 행정기관인 국가광파전영전시 총국(광전총국)은 올림픽 기간에 기자회견이 줄을 잇는 가운데 홍바오 관행이 근절되지 않으면, 외신 기자들의 눈에 띄어 중국 언론 전체에 먹칠을 할 것이 분명하다고 보고 올림픽을 앞두고 기자들의 급여 인상을 지시했다. 덕분에 방송, 신문기자들의 급여가 평균 10% 인상됐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홍바오’ 관행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달 베이징의 한 5성급 호텔이 언론 노출을 위해 기자들에게 공개적으로 홍바오를 내걸었다고 보도했다. 이 호텔은 100자에서 500자 이내로 긍정적인 보도를 할 경우엔 500위안, 500자에서 1000자의 긍정적인 보도에는 1000위안의 홍바오를 주기로 했다는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기간 중 중국 기자들의 홍바오 수수 문제는 국제사회의 이슈가 될 여지가 충분하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